정약용 유배지 찾은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전남 강진군 사의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의재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에 유배 와서 처음 묵은 장소다. 이 후보는 “(정 선생이) 유배 생활을 18년 했는데 제가 당한 10년에 비하면 길다”고 했다.  뉴스1
정약용 유배지 찾은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전남 강진군 사의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의재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에 유배 와서 처음 묵은 장소다. 이 후보는 “(정 선생이) 유배 생활을 18년 했는데 제가 당한 10년에 비하면 길다”고 했다. 뉴스1
제21대 대통령을 뽑는 ‘6·3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12일 시작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 장지동 복합물류단지를 첫 유세 장소로 선택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전남 여수로 향한다. 각 후보의 정책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방문지 보니…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12일 오전 10시 광화문 광장에서 ‘광장의 유세’라는 취지로 선거 운동을 시작한다. 광화문 광장이 ‘12·3 비상계엄’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게 민주당 측 설명이다. 이번 선거가 비상계엄 선포를 계기로 시작됐음을 다시 강조하고, 계엄을 반대하는 최전선에 자신이 있었음을 주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이후 경기 성남시 판교로 이동해 혁신 관련 간담회를 하고, 경기 동탄 반도체 현장을 찾는다. 또 대전까지 이동해 과학기술 진흥을 주제로 간담회를 할 계획이다. 첫 일정을 제외하면 모두 경제 및 정보기술(IT)과 연관돼 있다. 이 후보는 최근 경제 관련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화순에서 “국민이 주인으로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자”고 말했다.

김 후보는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한 뒤 대선 실무 전반을 총괄할 사무총장에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을 내정하는 등 선거운동 채비를 마쳤다. 단일화 문제를 놓고 내홍을 치르면서 다른 후보보다 출발이 늦어져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도 지연됐다. 김 후보는 이날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중요한 대통령을 뽑는 선거”라며 “제가 반드시 당선돼 대한민국을 위대한 나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장지동 복합물류단지를 12일 첫 유세 장소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는 출정식에서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후보는 12일 0시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를 방문해 야간 근무 교대를 위해 출퇴근하는 시민들을 만난다. 이준석 후보 측 관계자는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도 영남과 호남 순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전략을 택했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모델을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후보는 11일 부산 명지시장을 방문해 “25년 전 이 자리에 선 노 전 대통령이 꾸셨던 꿈은 조금이나마 실현됐을 것”이라며 “저도 부산 발전의 물꼬를 트겠다”고 말했다.

◇공약 전쟁도 본격화할 듯

12일 선거운동을 시작으로 각 후보 간 정책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통령 궐위로 치러지는 선거여서 대선 다음 날부터 차기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공약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재명 후보는 12일 10대 공약을 공개할 계획이다. 그는 경선 기간을 포함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방위, 문화산업 등에 관해 공약을 발표했고, 11일엔 농림축산식품 분야 정책을 한 번 더 발표했다. 지난달 25일 밝힌 농업강국 공약을 일부 구체화하면서 양곡관리법 개정, 햇빛연금 확대를 재차 강조했다. 김 후보, 이준석 후보도 대선 비전과 공약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김 후보는 최대한 빠르게 공약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 관련 논란과 별개로 당 차원에서 공약을 미리 준비해왔다”며 “김 후보와 최종 논의를 거쳐 공약을 하나둘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가 내세운 공약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발표한 공약 및 정책을 일부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후보는 거대 담론보다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놓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10일 다자녀 가구 소유 차량에 각종 혜택을 주는 ‘핑크 번호판’ 제도가 대표적이다. 아이가 셋 이상인 가족 차량에 분홍색 번호판을 부여하고 고속도로 전용차선 이용을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김형규/강진규/화순·해남(전남)=최해련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