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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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익명 단톡방서 만난 진심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데 실명이 꼭 필요할까?”이 질문에서 경기 과천시의 변화는 시작됐다.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히는 과천시는 인구가 8만여 명인 소도시다. 작지만 밀도 높은 시민 참여와 자긍심으로 ‘직접 민주주의가...
2025.05.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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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제 중재가 싸움이라는 오해
최근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과 관련해 약 1조4000억원 공사비 정산 문제를 두고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중재를 신청하면서 국내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파국, 국제 망신 등 자극적 표현으로 다루기도...
2025.05.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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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팝니다, 삽니다
매대 앞에 선 객(客)의 미간에는 주름이 져 있기 마련이다. 바쁜 아빠의 미안함을 지렛대 삼아 새로운 장난감을 고르는 아이도, 오래간만에 함께하는 저녁자리에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아내도 선택의 순간만큼은 고민하고 또 비교한다. 지갑을 열기 전 따지고 또 따지는 자세야...
2025.05.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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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구 전담부처 신설, 선택 아닌 필수다
“왜 한국은 죽어가고 있는가?”구독자 2400만 명이 넘는 독일의 과학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는 한국의 저출생 문제를 다룬 영상을 이런 첫 질문으로 시작했다.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대 로스쿨 샌프란시스코 명예교수는 20...
2025.05.0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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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시집
‘마당 한 켠 온 가족 이발하는 날은 우리 집 연례행사 하는 날, 온종일 머리카락 흩날리고 모두들 똑같은 머리 모양에 한바탕 웃음이 팝콘처럼 터졌다. 세월에 무뎌진 가위처럼 당신 가위로도 가르지 못한, 깊고 푸른 어머니의 삶. 어머니의 흰머리 손질해 드리다 ...
2025.05.0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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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스토리텔링의 힘
1년 중 가장 사랑이 넘치는 5월이다. 어린이날부터 시작해 어버이날, 스승의 날처럼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고 챙기게 만드는 기념일이 이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과의 유대감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보게 된다. 누군가와 함께한 기억, 그 속에 깃든 감정들. 세상...
2025.05.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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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0년 뒤 안전, 인프라 재생에 달려있다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우리가 매일 밟고 지나가는 길, 마시는 물, 이용하는 대중교통, 전력을 공급받는 시설은 어느덧 세월의 무게를 견디고 있다. 도로가 내려앉고, 수도관이 터지고, 지하철이 고장 나는 일이 잦아진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의 인프라는 &l...
2025.05.0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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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류의 힘, 이제 제도가 뒷받침해야
최근 유럽의 한 대학에서 한국어 강좌가 정규 교과로 채택되자 수강생이 몰려 조기 마감됐다고 한다. 한류 드라마와 K팝을 이해하고 싶다는 학생들의 열기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해외 공항에서는 “BTS의 나라에서 왔군요”라는 인사가 자연...
2025.05.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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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진정한 화합은 전임자 인정
화합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자주 꺼내드는 단어다. 하지만 말과 실제 행동 사이에 큰 간극이 있다. 진정한 화합은 나와 뜻이 맞는 이들과 손을 잡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반대한 이들과도 함께 지역 발전이라는 공통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데서 시작된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과...
2025.05.0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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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일한 만큼 받는 사회
기념일이 많은 5월이 시작됐다. 여러 기념일이 중첩된 5월을 근로자의 날로 시작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빛을 그리려면 어둠을 그려야 한다’고 한 화가 밥 로스의 얘기처럼 노동이 없다면 휴식의 달콤함도 없을 것이다. 일을 하...
2025.05.0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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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2호선 연가(戀歌)
당산철교를 가르는 열차가 떠오르는 해 사이로 선명해진다. 서울을 둥글게 감싸안은 초록색 원, 지하철 2호선의 분주한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열차가 정거장에 이를 때마다 승객들은 각자의 속도로 서울이라는 무대 위에 올라선다. 청춘의 열기로 가득한 홍대입구역, 첨단 디...
2025.04.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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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지방의회 사용설명서
행복에도 순위가 있다. 매년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발표하는 세계행복보고서(WHR) 결과에 따라 ‘행복한 국가’의 순위가 매겨진다. 올해 한국은 세계 144개국 가운데 58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보고서 속 내 시선을 사로잡은 순위는 따로 있...
2025.04.2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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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K콘텐츠 확장, 이젠 애니메이션이 이끈다
2017년 가을쯤 극장에서 애니메이션 ‘코코’를 보고 크게 감동한 기억이 있다. 멕시코의 전통적 감성과 음악에 보편적 가치와 재미를 더해 세계적인 콘텐츠로 만들어낸 것을 보며 우리나라도 저런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우리나라...
2025.04.2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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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뒷모습에 남은 시간들
사람을 만나면 대개 얼굴을 마주하고 인사한다. 회의를 하든, 행사에 가든 늘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악수부터 한다. 그래서일까, 언제부턴가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는 일이 익숙지 않아졌다. 챙길 일정이 많다는 핑계로 가장 늦게 도착해 먼저 자리를 뜨고, 자리마저 앞쪽에 앉는...
2025.04.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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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무질서의 시대를 건너는 법
‘질량보존의 법칙’은 중학교 과학 시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이었다. 모든 화학 반응에서 질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이 원리는, 당시에는 절대적인 진리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을 통해 질량이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음이 밝...
2025.04.2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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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존재의 이유
우리가 돈을 빌리고, 갚고, 굴리는 일은 아주 오래된 이야기다. 고대 수메르에서는 곡식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았고, 중세의 베네치아에서는 유대 상인들이 거리의 탁자 하나를 앞에 두고 대출을 해줬다. 그 탁자를 뜻하는 ‘방코(banco)’는 훗날 우리...
2025.04.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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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따뜻한 말 한마디
삶 속 소소한 경험과 마음을 나눈 지난 두 달간의 연재를 마무리하며 부족한 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와 따뜻한 공감이 됐기를 조심스레 바라본다. 어떤 말을 어떻게 건넬까 매주 고민한 시간도 이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괜스레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말은 눈에 보이지 ...
2025.04.2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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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AI 민주주의
새벽을 깨우는 버스는 늘 만원이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하루를 시작해 모두가 일어나기 전 일을 끝내야 하는 새벽 근로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첫차 시간을 앞당기고 운행 노선을 늘려 달라는 민원도 만선이다. 그러나 그 요구에 응답하기는 어려웠다. 비용이나 경제성, 효...
2025.04.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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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기업의 성장 사다리, 상생
지난주 한 방송사에서 뉴스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가 인천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책에 관한 의견을 듣고자 하는 자리였다. 완성차, 자동차 부품, 철강 등 업계에 예상되는 피해와 공항, 항만이 있는 지역 특성상 수출입 물량 감소...
2025.04.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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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쌀 한 톨의 가치
우리 국민의 주식은 단연 쌀이다.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 사이에서 쌀과 감자는 초보자도 도전해볼 만한 작물로 꼽힌다. 동서양의 대표적 주식 작물이 대체로 병충해에 강하고 노동력이 적게 드는 식물이라는 점에서, 이는 자연이 준 선물처럼 느껴진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의 영...
2025.04.2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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