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인도 테토녀라고?"…Z세대 열광한 '이 용어' 뭐길래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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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80만 유튜버 찰스 엔터 "나는 털 많은 테토녀"
'에겐·테토' 테스트 이용자 63만명 돌파 Z세대 화제
'테토', '에겐' 언급량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0% 폭증
'에겐·테토' 테스트 이용자 63만명 돌파 Z세대 화제
'테토', '에겐' 언급량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0% 폭증

"나는 '테토녀'고, 우리 남편(연정훈)은 전형적인 '에겐남'이에요."
"에겐녀→에겐남→테토녀→테토남→에겐녀 순으로 끌린대요."
최근 배우 한가인이 본인의 유튜브 콘텐츠에서 꺼낸 이 말 한마디가 화제가 됐다. '테토녀', '에겐남' 생소한 단어지만 지금 Z세대(1997~2006년생) 사이에서는 이 말이 낯설지 않다. 이들 사이에선 이미 '밈(meme)'으로 자리 잡으며 하루가 멀다 하고 회자된다.
19일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에 올라온 한 영상에서 한가인은 "테스토스테론이 많은여자, 나다. 털도 많다"며 "나는 전형적인 테토녀고 우리 남편(연정훈)은 전형적인 에겐남"이라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윈터는 '테토녀', 카리나는 '에겐녀', 수지는 '테토녀', 아이유는 '에겐녀' 등 셀럽들을 이 이론에 맞춰 분석하는 콘텐츠도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각자의 스타일, 말투, 연애사까지 조합해 누가 무슨 유형인지 '추리'하는 영상이나 댓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넘쳐난다.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8일까지 한 달간 '테토', '에겐' 언급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4.1%, 208.4% 폭증했다.
◇'MBTI 후계자' 되나…63만 명 넘게 테스트 참여

이 이론은 사람의 연애 성향, 성격, 심지어 연애 매력도를 '호르몬 기반'으로 나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을 것 같은 성향을 지닌 사람은 '테토', 에스트로겐적 특성이 강한 사람은 '에겐'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이를테면 리더십이 강하고 도전적이며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은 '테토' 유형, 감성적이고 섬세하며 내면지향적인 사람은 '에겐' 유형으로 판별된다. 성별이 아니라 성향 중심으로 분류되는 점이 특징이다. "넌 테토녀, 걘 에겐남이네"라는 말이 수다의 오프닝이 되는 시대다.

테스트 결과는 '장군의 기개 테토녀', '귀족의 피가 흐르는 에겐녀', '머슴 테토남', '유니콘 남사친 에겐남' 등 총 12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이 재치 있는 네이밍이 바이럴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또한 이 테스트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연애 코드 분석에 있다. 감성적이고 예민한 '에겐남'은 카리스마 넘치는 ‘테토녀'에게 끌리고, 반대로 리더십 강한 '테토남'은 배려심 깊은 '에겐녀'와 안정적인 관계를 이룬다는 식이다.
이런 성향 간 '궁합' 콘텐츠는 트위터, 인스타툰, 유튜브 릴스 등에서 밈처럼 퍼지며 유행 중이다. 실제로 한가인은 남편 연정훈이 에겐남이라고 밝히며 :남편은 너무 다정해서 통화하는 걸 옆에서 들으면 다들 놀란다"고 말해 '이론 실증 사례'로까지 소비됐다.
◇유래는 '네이버 블로그', 주류화엔 ‘인스타툰’ 한몫
이 신조어의 기원은 2021년 6월, 다이어트 콘텐츠 크리에이터 이상수가 자신의 블로그 '수성일기'에 올린 '연애 먹이사슬 분석 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이후 인스타툰 작가 '내쪼'가 이를 인스타툰 화해 본격적인 바이럴을 탔다. 이후 ‘테토남 에겐남 구분법(완전판)’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무려 265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대중적인 관심을 끌게 됐다.
자신의 성향을 빠르고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나만의 언어'가 필요한 Z세대에게는 이런 열풍은 단순한 놀이 이상이다. 게다가 연애에 실질적으로 도움 된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확산 속도에 기름을 부었다.

◇전문가 "고정관념 강화할 우려도"

특정 성향이나 행동을 성별이나 호르몬과 연결 짓는 프레임이 오히려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집단화하고 범주화하려는 성향이 있다. MBTI나 혈액형처럼 테토남, 에겐남 같은 분류도 결국 복잡한 인간을 단순한 유형으로 나누려는 시도"라며 "내가 어떤 유형인지 알고 싶은 호기심에서 출발하지만, 지나치게 몰입하면 스스로 그 틀에 자신을 가두고 맞춰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교수는 "우리는 누구나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해야 한다. 남성성과 여성성은 모두 한 사람 안에 공존하는 것이며, 남자에게 여성성이, 여자에게 남성성이 드러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좋고 나쁨의 문제라기보다 각자의 성향 차이를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집단화된 분류를 절대적인 것으로 믿는 편협한 사고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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