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총리가 11일  ‘대선 후보 변경’ 당원 투표 부결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솔 기자
한덕수 전 총리가 11일  ‘대선 후보 변경’ 당원 투표 부결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솔 기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1일 대선 레이스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지난 10일 새벽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고 단일 대선 후보로 등록했지만 후보 교체안이 전 당원 투표에서 부결되며 8일간의 짧은 대선 예비후보 생활을 마무리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 사람의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겠다”며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대선 출마 결정 전후 제게 보내준 응원과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모든 것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 형태로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내려놓으며 시작된 정치 여정이 10일 만에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한 전 총리가 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엔 그가 보수 진영 단일화 후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경제와 통상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데다 관료 출신 특유의 합리성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3일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김문수 후보가 선출되고 그가 단일화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상황이 급변했다. 정책과 공약 논의는 사라지고 단일화 샅바싸움이 시작되면서 한 전 총리 지지율은 꺾이기 시작했다. 결국 국민의힘 당원 투표에서 후보 교체를 반대하는 의견이 더 많이 나와 한 전 총리의 도전은 막을 내렸다.

그는 당분간 정치와는 거리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는 김 후보 요청에 “적절한지 좀 논의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강진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