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아버지, 대지는 어머니. 그 사이에서 인간은 언제나 공손해지고 만다. 대자연의 순환에 나를 맡기는 삶은 평온하고 침착하다. 호주는 6개의 주와 2개의 준주로 이뤄졌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10시간을 넘게 날아와야 닿을 수 있는 먼 나라다. 시차는 1~2시간으로 크지 않지만, 계절은 정반대다. 5월을 앞둔 이맘때 호주는 가을로 접어든다. 마치 늦봄의 한국 같기도 하다.
더 스타 그랜드 브리즈번 호텔 루프탑에서 본 풍경. 브리즈번 리버와 대관람차 야경이 근사하다(사진=정상미)
더 스타 그랜드 브리즈번 호텔 루프탑에서 본 풍경. 브리즈번 리버와 대관람차 야경이 근사하다(사진=정상미)
호주관광청의 초대로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ATE25(4.25~29)에 참여하게 되었다. 브리즈번은 퀸즐랜드 주의 수도로 따뜻한 기후와 활기찬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행사 기간 동안 머무르는 호텔에서는 한강처럼 인상적인 브리즈번 리버가 흐르고 있다. 어느 도시를 가든 강을 중심으로 무궁무진한 이야기와 흥미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브리즈번의 주요 교통 수단 중 하나인 페리. 뒤로 보이는 스토리 브릿지 클라이밍은 유명한 여행 상품이기도 하다(사진=정상미)
브리즈번의 주요 교통 수단 중 하나인 페리. 뒤로 보이는 스토리 브릿지 클라이밍은 유명한 여행 상품이기도 하다(사진=정상미)
ATE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준비에만 꼬박 1년이 걸리는 글로벌 관광교역전이다. 'Australian Tourism Exchange'의 약어로 호주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관광 관련 업체들과 세계 각국의 여행 바이어와 미디어가 한자리에 어울려 그들의 새로운 비전과 구체적인 여행 상품에 대해 알게 되는 시간을 갖는다.
ATE25 웰컴행사로 애버리진의 스모킹 세레모니를 지켜보았다(사진=정상미)
ATE25 웰컴행사로 애버리진의 스모킹 세레모니를 지켜보았다(사진=정상미)
사람과 장소를 깨끗하게 하는 정화 의식, 조상의 존재를 기리는 의미를 담은 스모킹 세레모니(사진=정상미)
사람과 장소를 깨끗하게 하는 정화 의식, 조상의 존재를 기리는 의미를 담은 스모킹 세레모니(사진=정상미)
본격적인 미디어 행사가 시작된 4월 26일 토요일. 세계 각국의 기자들은 호주 원주민인 애버리진(Australian Aborigine)의 특별한 환영 인사를 받았다. 하워드 스미스 여객선터미널로 향하는 길, 강바람은 시원하고 푸른 하늘에 낮게 깔린 흰 구름은 누군가 그린 듯 신비롭기만 하다. 애버리진의 스모킹 세레모니는 이 길의 푸른 잔디 위에서 진행되었다.

참나무 줄기나 유칼립투스 등을 태우는 자연의 냄새, 하얀 연기 속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부르는 듯한 애버리진의 언어와 행위는 자연에서 살아가는 동식물을 닮았다. 새, 곰, 악어... 태초의 시간을 잊은 문명인에게 애버리진의 음악과 춤은 잊었던 시간을 상기하게 한다. 하늘은 아버지, 대지는 어머니. 나의 모든 원형인 조상과 그들이 머물렀던 대자연의 시간을.
더 리틀 마리오네트 바리스타들이 즉석에서 커피를 내려주고 있다(사진=정상미)
더 리틀 마리오네트 바리스타들이 즉석에서 커피를 내려주고 있다(사진=정상미)
주관광청(STO) 쇼케이스는 강변을 배경으로 만찬과 행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하워드 스미스 워브스에서 열렸다. 커피에 진심인 나라답게 브리즈번의 카페 바리스타들이 즉석에서 만들어준 커피를 웰컴티로 즐겼다. 강줄기를 흐르는 페리를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 한 잔. 멀리 떠나온 것이 새삼스럽다.
호주를 대표하는 커피 메뉴, 플랫화이트와 함께(사진=정상미)
호주를 대표하는 커피 메뉴, 플랫화이트와 함께(사진=정상미)
쇼케이스는 태즈메이니아주, 노던테리토리, 서호주, 캔버라, 남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빅토리아, 퀸즐랜드 등 주관관청이 참여해 각 주의 관광자원과 비전을 발표했다. 특히 태즈메이니아주에 관심이 갔다. 호주인들에게도 관광지로 여행버킷리스트 상위에 랭크되는 곳 아닌가.
ATE25 주관광청 쇼케이스에서 질문을 주고 받는 태즈메이나아주 관광청. 빨간 옷의 패널이 셰프, 아날리제 그레고리(Analiese Gregory)다(사진=정상미)
ATE25 주관광청 쇼케이스에서 질문을 주고 받는 태즈메이나아주 관광청. 빨간 옷의 패널이 셰프, 아날리제 그레고리(Analiese Gregory)다(사진=정상미)
태즈메이니아주는 호주 남쪽에 위치한 섬으로 호주 본토에서 배나 비행기로 이동한다. 세계에서 가장 맑은 공기, 자연경관을 지닌 곳으로도 수식된다. ATE25에 참여한 태즈메이니아주 관광청은 새롭게 떠오르는 농촌관광에 대해 전했다.

패널 중 한 명인 아날리제 그레고리(Analiese Gregory)는 호주에서 주목받는 젊은 셰프로 오는 9월 태즈메이니아의 후온빌에 위치한 100년 된 농가에 새로운 레스토랑을 오픈할 예정이다. 시드니의 유명 레스토랑 퀘이(Quay)에서 5년간 근무했던 아날리제는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그들의 주재료가 대부분 태즈메이니아에서 오는 것을 알았고, 이 섬이 굉장히 궁금해졌다고. 그렇게 삶을 바꾸게 될 선택을 과감히 시도한 것이다.
하워드 스미스 워브스에서 바라본 브리즈번 리버. 잠깐 사이 구름이 그림처럼 내려앉았다(사진=정상미)
하워드 스미스 워브스에서 바라본 브리즈번 리버. 잠깐 사이 구름이 그림처럼 내려앉았다(사진=정상미)
시작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떠나지 않으면 상상 속에만 머무를 많은 경험들. 그것을 하려 지금 여기 와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으며, 이어지는 호주르포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오겠다.

정상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