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다이소 매장에서 고객이 탈모 관련 제품을 보고 있는 모습(왼쪽)과 해당 매장에서 판매 중인 탈모 완화 샴푸(오른쪽). /사진=이민형 기자
2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다이소 매장에서 고객이 탈모 관련 제품을 보고 있는 모습(왼쪽)과 해당 매장에서 판매 중인 탈모 완화 샴푸(오른쪽). /사진=이민형 기자
뷰티·패션 등으로 상품군을 확장하고 있는 다이소가 이번엔 탈모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관련 유튜브 영상이 수십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탈모 걱정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 정도로 국내외 소비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시중 다른 제품에 비해 2~4배 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큰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 성분은 비슷한데 2~4배 저렴한 가격

2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다이소 매장 두피 케어 존에 탈모 관련 제품들이 진열된 모습. /영상=이민형 기자
2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다이소 매장 두피 케어 존에 탈모 관련 제품들이 진열된 모습. /영상=이민형 기자
24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샴푸, 헤어 팩, 마사지 빗, 각질 제거 면봉 등 다이소 탈모 완화 제품들은 같은 용량, 유사 성분의 시중 제품에 비해 2~4배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도 다이소의 탈모 완화 제품이 가성비가 우수한 것으로 바이럴이 확산되는 가운데, 두피 전문가 사이에서도 추천이 잇따른다. 탈모 전문센터를 운영하는 한 두피 전문가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머머리쌤'에 '"1000원으로 탈모 관리를?" 탈모 전문가도 구매하는 다이소 추천템 8가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그는 가격 5000원의 한 다이소 탈모 기능 샴푸에 대해 "성분이 전체적으로 괜찮고 알코올도 안 들어가있다"며 "5000원짜리 탈모 기능 샴푸는 (시중에 잘) 없다"고 추천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68만회를 기록했을 정도로 화제가 됐다.
유튜브에 다이소의 탈모 관련 제품 후기가 이어지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유튜브에 다이소의 탈모 관련 제품 후기가 이어지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한 검색 포털에서 '탈모 샴푸' 검색 시 가장 먼저 나오는 A사 제품과 다이소 제품의 성분을 비교해보면 전문가들이 두피 재생 핵심 성분으로 꼽는 '살리실릭애씨드', '덱스판테놀', '나이아신아마이드' 등 주요 성분이 공통으로 들어가 있다. 같은 용량(300ml) 기준 다이소 샴푸가 4배 이상 저렴했다.

특히 다이소 샴푸에는 모발 뿌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홍삼 추출물'도 함유돼 있어 성분이 더 좋다는 소비자 평가도 확인된다. 탈모 센터에서 두피 각질 제거를 위해 사용하는 도구인 '스케일링 면봉'은 다이소 제품이 시중 제품보다 2배 이상 저렴했다. 5000원짜리 다이소 탈모 샴푸를 쓰고 있다는 이승현(29)씨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탈모 샴푸는 효과에 비해 비싼 게 많다"면서 "성분이 동일하면 저렴한 제품을 쓰는 게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다이소의 탈모 완화 제품이 인기를 끄는 모양새다. 전날 서울 명동의 다이소 매장에서는 탈모 관련 제품을 구매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일본인 관광객 미유키(24)씨는 "여행 오기 전 SNS에서 다이소에서 사야할 물건들을 정리해왔다"며 "나는 탈모 고민이 있다. 머리 감을 때 다이소 마사지 브러시를 사용하면 머리카락이 덜 빠진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 탈모에도 똑똑해진 소비자들

다이소 관계자는 "탈모 관련 상품들이 온라인몰 및 각종 커뮤니티에서 좋은 후기를 얻고 있다"며 "불필요한 패키지 최소화 등의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이소의 탈모 완화 제품이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탈모인 증가, 고물가 기조에 그간 누적된 허위 및 과대 광고 제품 문제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싸기만 하고 실제 효능은 떨어져 왔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탈모 방지' 효과가 있다는 부당 광고 사례는 매년 수백건씩 적발되고 있다. 최근에도 소비자원이 탈모 예방 및 치료 제품 30개를 조사한 결과, 절반가량이 부당 광고로 드러났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탈모 완화 제품 관련 허위·과장 광고가 잘 해결되지 않다 보니, 소비자 스스로 정보 탐색을 통해 신중하게 소비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물가는 계속 오르니, 다이소라는 가성비가 좋은 새로운 유통 채널을 찾아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