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폐기물 재활용 전문기업 렘코가 코스닥 시장 상장을 본격화한다. 기존의 폐기물 처리를 넘어 철강·시멘트 산업의 탄소 저감을 유도하는 친환경 원료 공급사로 진화한 렘코는 ESG 규제 강화 흐름에 맞물려 탄력을 받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렘코는 올해 상반기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2011년 설립된 렘코는 철강 가공제품 제조를 주력으로 했으나 2010년대 중반부터 산업 폐기물 재활용 시장에 뛰어들며 사업 구조를 전환했다. 현재는 철강 제조 및 건설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과 폐기물을 회수해 시멘트, 제철, 레미콘 공정에 필요한 원료로 가공·공급하는 자원 순환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강남구에 있는 렘코 서울 사옥. 렘코 제공
렘코는 2024년 기준 연 매출 400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 실적을 올렸다. 포스코 현대제철 일본제철 등 국내외 대형 철강사와 쌍용C&E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등 시멘트 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해 입지를 다지고 있다.
렘코의 차별점은 산업 폐기물을 단순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멘트와 제철·제강 공정의 대체 원료로 전환하는 고부가가치 재활용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시멘트 주원료인 석회석을 1400도 이상 고온으로 가열할 때 탄소가 다량 배출되는데 렘코는 이 과정을 대체하는 저탄소 재생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이들 부원료는 탄소 배출량이 적어 ESG 경영 강화에 나선 제조기업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산업 폐기물은 수거→처리→세척→파쇄→선별→건조→열 처리 등을 거쳐 부원료로 재탄생된다. 렘코는 전 과정을 내재화한 뒤 공정 효율성과 품질 안정성을 갖춰 폐기물 재활용, 탄소 저감, 고객사의 ESG 대응까지 연결하는 그린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다.
렘코는 기업공개로 확보한 자금을 해외 사업 확장, 신기술 연구개발, 리사이클 업체 인수합병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포스코 등 주요 고객사가 미국 등지에서 생산 기지를 확대하는 가운데 렘코도 폐기물 재활용 기술 수출과 현지화 전략을 준비 중이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정책 의제로 떠오르면서 폐기물 재활용 산업은 ESG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미국을 중심으로 건설·제조업에서 탄소 발생량을 실시간 공개하고 감축 이행을 의무화하는 제도가 확대돼 이와 연계된 저탄소 원료 공급 기업에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