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미국의 수출확대 정책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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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 미국의 수출확대 정책에 주목
김도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김도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강경 일변도의 관세정책을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벌 금융시장도 빠른 속도로 낙폭을 줄이고 있다. 다만, 관세가 아니라면 천문학적인 규모로 확대된 미국의 대외 무역적자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에게 남아있는 돌파구는 수출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가시화하는 대안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액화천연가스(LNG) 및 항공기 등 미국의 주력 수출품목과 관련된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국면이다.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문제이나, 일단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은 속도가 늦춰진 모습이다. 관세의 실질적인 영향이 확대되기 이전에 무역정책이 수정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무리한 관세정책을 초래했던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상품 및 서비스와 관련된 연간 무역적자 규모는 이제 거의 1조달러에 달하고 있다. 아무리 미국이 경제대국이라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무역수지가 악화되는 추세라면, 조만간 한계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관세정책의 배경에는, 대외 무역적자 규모를 줄여야만 한다는 절박한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관세 정책 외에 트럼프 행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수출정책이다. 남아있는 관세유예 기간 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수출확대와 관련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협상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미국의 수출구조를 품목별로 들여다보면, 세 가지 중요한 특징이 드러난다. 하나는 소비재의 비중이 낮다는 점이다. 워낙 치열간 경쟁에 노출된 산업이기에, 상대적으로 제조단가가 높은 미국에서 생산을 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작용한 결과다. 다음으로는, 주요 수출품목들이 항공기 등 대형 자본재와 에너지, 두 개의 산업에 집중됐다는 점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특징으로는 수출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에너지가 미국의 효자 수출품목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상품의 판로 확대를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할 분야로, LNG 및 우주·항공 산업을 제시한다. 두 개의 분야 모두 미국이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의 고용창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산업이라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다. 즉, 무역협상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하고, 동시에 미국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의명분에 잘 어울리는 분야들이다.

LNG 및 우주·항공 산업의 경우 생산하는 국가들이 한정적이라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하는 변수다. 즉, 어차피 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하고,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라면 지금 미국의 요구대로 구매량을 늘리는 쪽이 협상 상대국의 관점에서 봐도 마음이 편한 셈이다. 무역상대국들도 미국산 에너지 및 우주·항공 제품들의 구매를 늘리라는 요구사항에 대해 크게 반발을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다.

관세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은 개별 무역협상들의 진행과정에 집중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주력 수출분야인 LNG 및 우주·항공산업과 연결된 뉴스 플로우에 주목할 시기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관련된 기업으로는, 미국의 LNG 수출 1위 기업인 셰니어 에너지와 세계 우주·항공 산업의 선도기업인 RTX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