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난임 클리닉 자폭테러 현장에서 FBI와 다른 법 집행관들이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난임 클리닉 자폭테러 현장에서 FBI와 다른 법 집행관들이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의 한 난임 클리닉에서 자폭테러로 추정되는 차량 폭발이 일어나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AP·로이터 통신 등은 17일(현지시간) 오전 11시께 사건이 발생했으며, 유일한 사망자가 25세 용의자 가이 에드워드 바르쿠스라고 보도했다.

부상자 신원이나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주말로 난임 클리닉이 운영되지 않아서 병원 직원이나 환자는 이번 사건의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피해 병원의 시험관 아기 시술 연구실과 배아 보관 시설 등은 별도 장소에서 운영돼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관련 브리핑에서 "분명히 말하건대, 이번 사건은 의도적인 테러 행위"라고 강조했다.

FBI는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한 근거나 용의자의 범행 동기 등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건 장소가 난임 클리닉이라는 점, 바르쿠스가 평소 출산에 반대해 왔다는 점에서 그가 '반출생주의(anti-natalist)' 신념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출생주의'는 인류에 대한 허무주의적 태도를 보이는 사상이다. 반출생주의자들은 인간의 삶이 필연적으로 고통을 수반하므로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을 도덕적으로 옹호할 수 없다는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

AP통신은 용의자가 테러의 동기를 추정할 만한 단서를 남겼다는 익명의 수사 관계자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AP에 따르면 용의자는 범행 전 온라인에서 '이 세상에는 더 이상 사람이 많아져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신념을 설파하는 글을 남겼으며, 자신의 범행을 생중계하거나 적어도 동영상으로 촬영해 남기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파악됐다.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여성, 어머니가 국가의 심장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난임 클리닉을 대상으로 한 폭력행위는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범행을 비난했다.

한편, 팜스프링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사막 도시로, 고급 리조트와 유명 연예인들의 거주지로 유명하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