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을 보름 앞두고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 구도를 깨기 위해 총력전에 들어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을 계기로 중도·보수층을 최대한 끌어안아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민주당은 최대 60%의 득표율 달성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막판 ‘굳히기’에 나섰다. 정치권은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하는 ‘깜깜이 기간’(5월 28일~6월 3일) 전까지 남은 약 1주일이 후보별 지지율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金 “이번주 지지율 상승에 총력”

1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이번주를 김문수 당 후보의 지지율에 반전을 꾀할 최대 모멘텀이라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7일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함에 따라 이전까지 민주당으로 쏠리던 표심 일부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윤재옥 당 총괄선대본부장은 “계엄과 탄핵을 거치면서 실망한 유동층을 결집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며 “하루에 지지율을 1%씩 올려 사전투표 전에 골든크로스를 이루겠다는 게 선대위의 목표”라고 밝혔다.

‘원팀’ 효과도 국민의힘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부터 부산 등 전국 지역을 돌며 현장 유세에 나섰다. 그는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김 후보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선대위 합류도 물밑에서 조율하는 한편, 미국 하와이에 체류 중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설득하기 위해 특사단도 파견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주에 원팀을 만들어 바람을 일으키면 분위기를 바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막판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대를 접지 않는 분위기다.

반면 민주당은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박지원 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DJ(김대중 전 대통령)를 모시고 다녔는데, 그때보다 지금이 호남 지역 분위기가 더 좋다”며 “(득표율) 55% 이상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국민이 ‘내란 세력에 또 기회를 주면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해 투표하면 60%(이재명 후보), 30%(김 후보), 10%(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과 개혁신당 소속이던 김용남 전 의원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등 ‘빅텐트’도 더 빨리 이뤄냈다는 게 민주당 시각이다.

◇여론조사는 李 압도… 반전 있을까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1강’ 구도는 깨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이재명 후보와 나머지 후보 간 격차는 조금씩 줄어드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1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9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주자 적합도를 물은 결과 이재명 후보가 50.2%, 김문수 후보가 35.6%, 이준석 후보가 8.7%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에 비해 이재명 후보는 1.9%포인트 줄어든 반면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각각 4.5%포인트, 2.4%포인트 올랐다.

정치권에선 대선을 보름 앞두고 대세를 바꾸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종훈 시사 평론가는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려면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을 선제적으로 출당시키는 등 더 일찍 단호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본다”며 “TV 토론에서 선방한 이준석 후보는 지지율을 두 자릿수로 올릴 가능성이 있지만 김 후보의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막판 보수 지지층 결집 효과에 힘입어 김 후보가 바닥을 치고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이미 80~90%를 넘어선 데 비해 국민의힘 지지층 중 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은 60%대 후반에 그친다”며 “역전까진 쉽지 않지만 김 후보의 지지율이 더 많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소람/하지은/정상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