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수 막아라"…이재명 유세 현장 첫 등장한 방탄유리막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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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서울 유세 일정 시작
'테러 방지용' 방탄 유리막 첫 등장
지지자, 풍선·반사판 들고 현장 찾아
'테러 방지용' 방탄 유리막 첫 등장
지지자, 풍선·반사판 들고 현장 찾아

◇ "방탄 유리막도 부족" 지지자들 발 동동

현장에 설치된 방탄 유리막은 총 3개로, 사람의 전신을 가릴 수 있는 대형 방탄 유리막 1개와 상체 높이의 중형 방탄 유리막 2개였다. 대형 유리막은 이 후보 기준 오른쪽이자 고층 빌딩이 밀집한 도로변에 설치됐고, 중형 유리막 2개는 반대편인 용산역사 방향에 배치됐다. 해당 방탄 유리막은 이동식으로 제작돼 이 후보가 가는 유세 현장마다 설치될 예정이다.
이 후보 지지자라는 이지연(44)씨는 "저렇게 작은 걸로 안도감이 들진 않는다. 여기 장소가 넓지 않냐"며 "사각지대가 너무 잘 보인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당원이라는 A씨도 광장 너머 고층 빌딩을 가리키며 "저기 창문 열려있는 건물 아까부터 지켜보고 있는데 수상하다"며 "지방은 좁고 고층 빌딩도 없지만, 서울은 고층 빌딩이 많아서 후보님이 공격당하실까 봐 너무 걱정이다"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반면 인근 직장인이라는 B씨는 "총기 소지가 불법인 나라에서 너무 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다른 후보들은 오히려 현장에서 시민들과 스킨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비교되는 구석도 있다"고 짚었다.
이 후보에 대한 보안이 강화되는 만큼 선거운동원에 대한 보호 조치도 함께 마련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당내에서 나왔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임성배 부산 북구의회 의원은 거리에서 유세하던 지난 16일 한 70대 남성에게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 "후보님 지켜라"…지지자들 풍선·반사판 들고 등장

이 후보 지지자들도 테러 위협으로부터 후보를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반사판을 높이 들고 있던 박기옥(55) 씨는 "조금이라도 후보님께 도움이 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반사판이 저격수 방해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들고나왔다"고 말했다. 광장 한쪽 면에서는 이 후보 지지단체인 '잼잼자원봉사단'이 풍선을 판매 중이었는데 이 또한 저격수의 조준을 방해하기 위한 일종의 교란 작전용이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에서 이어진 이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는 인근 건물 옥상에 올라 망원경을 통해 사주를 살피는 경찰특공대원의 모습도 포착됐다. 이 후보의 연설이 진행되는 내내 경호 인력은 망원경을 들고 주변을 예의주시하며 경계를 이어갔다.

경찰에 따르면 대선 후보자 신변 협박 관련 온라인 게시물 9건 중 8건이 이 후보에 대한 글이다. 민주당 선대위에서도 최근까지 이 후보 살해 협박 온라인 글 240건과 총기류 밀반입 제보가 추가로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선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후보가 총격당한 후 유세장에 방탄유리가 등장했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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