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상승에 노숙자 된 사람들…세계적인 관광지, 노숙자 천국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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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17일(현지시간) "스페인의 주택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마드리드 공항에서 잠을 자는 노숙자가 수백명에 달하고 있다"며 "스페인은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와 같은 도시에서 임대료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스페인을 방문한 해외 여행객 수는 9400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8350만명과 비교하면 약 10% 증가했다. 이는 기록이 집계된 이래 가장 큰 수치다. UN세계관광지표에 따르면 스페인은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여행지로 꼽혔다.
이 기간에 외국인 관광객을 통해 얻은 수입은 1260억유로(한화 약 196조9947억원)으로, 이 역시 2023년 1087억유로(약 169조9470억원)과 비교하면 16% 증가한 수치라고 조르디 헤레우 산업관광부 장관은 밝혔다.
하지만 관광객이 몰리면서 관광객들을 겨냥한 주택이 늘어나 임대료 상승이 더 심화했고, 이로인해 노숙자들이 더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웹사이트 Idealista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스페인의 평균 임대료는 거의 두 배로 상승했으며,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상승폭은 더욱 가팔랐다.
현재 마드리드 공항에는 약 500여명의 노숙자가 불법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에는 제4터미널 1층에 국한됐던 노숙자들의 잠자리가 이제는 모든 층과 구석구석으로 확산하고 있다.
노숙자들은 레스토랑 테이블에서 화장실 입구에 이르기까지 공항 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이 잠든 바로 그 자리에서 소변을 보는 일이 빈번해져, 바닥 곳곳에 오줌 웅덩이가 형성되는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노숙자 집단 내에서 마약 사용과 매춘 행위가 만연하다고 스페인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스페인 공항 운영사 AENA는 마드리드 공항의 비운항 시간대에 출입자를 제한하기 위해 방문객에게 탑승권을 제시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AENA는 이 정책이 며칠 안에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확한 시행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공항 직원과 여행객 동반자는 예외로 한다고 덧붙였다.
마드리드 시의회는 지난 15일 스페인 정부에 공항에서 노숙하는 모든 노숙인을 위한 재활 계획을 수립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시의회 대변인은 마드리드시 정부가 최근 AENA, 마드리드 지방 정부, 그리고 여러 중앙 정부 부처 관계자들과의 회의를 요청했지만, 모두 거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AENA는 마드리드시 당국이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비난했고, 시 정부가 현재 상황에 대해 발표한 성명은 공항 노숙자들을 방치하고 "직무 유기"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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