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됐다.

레오 14세 교황은 18일(현지시간) 오전 9시 7분께 지붕 없는 하얀색 교황 전용 의전차량 '파파모빌'에 올라 성 베드로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교황은 광장을 돌면서 "교황 만세'(Viva il Papa)를 외치며 환호하는 신자들에게 미소 짓고 손을 들어 인사했다. 신자들이 들어올린 아기들의 이마엔 입을 맞춰 축복하기도 했다.

교황은 오전 10시께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입장해 대성전 지하에 안장된 초대 교황 성 베드로의 무덤에 참배했다.

이후 가톨릭 성인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도움을 청하는 '성인 호칭기도'와 고대 찬가인 '그리스도께서는 승리하신다'(Laudes Regiae)가 울려 퍼졌다. 교황은 추기경들과 함께 대성전 내부에서 성 베드로 광장으로 행진했다.

교황이 오전 10시15분께 광장에 설치된 제대에 오르면서 즉위 미사가 본격적으로 거행됐다.

교황은 라틴어로 "형제자매여, 주님께서 만드신 이날에 우리는 이 물의 표징을 통해 우리 세례의 기억을 새로이 합니다"라는 말로 미사의 시작을 알렸다.

미사 도중엔 어깨에 걸치는 고리 모양의 흰색 양털 띠 팔리움과 교황의 사도적 임무를 상징하는 '어부의 반지'를 착용했다. 교황권의 상징물을 착용하는 것으로 교황의 직무 시작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팔리움은 길 잃은 양을 어깨에 메고 돌아오는 선한 목자로서의 사명을 의미한다. 어부의 반지는 교황이 베드로처럼 교회의 일치를 수호하고 신앙을 지키는 사명임을 뜻한다.

예수의 12사도를 상징하는 12명의 대표단이 교황 앞으로 나아가 복종을 맹세했다. 추기경 3명과 주교 1명, 사제 1명, 부제 1명, 두 수도회 총원장(남녀 각각 1명), 한 쌍의 부부, 한 소년·소녀 등 모든 교회 구성원이 대표단으로 선발됐다.

교황은 미사 강론을 통해 새 사목의 방향을 천명한다. 즉위 미사에는 전 세계 200여개국 정부 대표는 물론 종파를 초월한 여러 종교 지도자가 함께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 등 외국 정상이 다수 참석했다.

교황의 출신국인 미국에선 J.D. 밴스 부통령이, 교황이 시민권을 보유한 페루에선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자리를 지켰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부부와 필립 벨기에 국왕 부부, 에드워드 영국 왕자(찰스 3세 국왕의 동생) 등 외국 왕족들도 미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