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에서 1억원대 지방 아파트 입찰 열기가 뜨겁다. 평균 매매가가 수도권 아파트값보다 저렴하다 보니 저가 매수를 노린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충남 공주의 한 1억원대 아파트 경매에는 무려 52명이 몰렸다.

11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울산 남구 선암동 A아파트 전용면적 84㎡가 경매시장에서 감정가 1억5000여만원의 84%인 1억2800여만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는 두 차례 유찰로 최저입찰가(7400만원)가 감정가의 반값 수준으로 떨어지자 응찰자 33명이 저가 매수에 나섰다.

공주 신관동 B아파트 전용 59㎡는 지난 1일 2차 매각일에 1억500여만원에 낙찰됐다.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이어서 입찰에 52명이 참여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감정가(1억5000만원)보다 10%가량 낮은 91%를 나타냈다. 현지 중개업소에서 동일 면적대의 매도 호가가 1억3000만~1억5000만원인 만큼 최소 3000만원 저렴하게 매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남 김해 구산동 C아파트(전용 59㎡)는 2일 낙찰가율 85%에 새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1억8000여만원)보다 15% 할인된 1억5400여만원에 매각됐다. 이 물건 역시 저가 매수를 노린 응찰자 35명이 몰렸다. 경북 포항 북구 장성동 D아파트(전용 84㎡)는 지난달 2차 매각일에 감정가(1억4200만원)의 88%인 1억2500여만원에 팔렸다. 응찰자 15명이 치열한 입찰 경쟁을 벌였다.

지방 아파트는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에 비해 저감률(경매에서 1회 유찰될 때 최저가가 낮아지는 비율)이 높은 편이라 투자자가 저가 매수 기회를 잡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서울 지역의 저감률은 20%, 지방은 30%로 나타났다. 한 차례 유찰만으로 30%가량 할인된 가격에 아파트를 매수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다만 지방은 수도권과 달리 수요가 적은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 경매업계 전문가는 “미분양 물량이 많이 쌓인 지역은 시세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며 “저가 매수 후 임대투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