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조감도./한경DB
가덕도신공항 조감도./한경DB
부산 가덕도신공항의 부지 조성 공사를 맡은 컨소시엄(현대건설)이 공사 기간을 기존보다 2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정부가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했다. 당초 개항 목표로 잡았던 '2029년 12월'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대건설과 진행해 온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현대건설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 기간을 기존보다 2년 늘린 108개월(9년)로 잡은 기본설계안을 보완하지 않겠다는 자료를 국토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오는 2029년 개항에 맞춘 84개월(7년)은 공사 난도와 안전을 위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 6개월 동안 하루 평균 250여명의 공항·항만·설계 전문인력이 참여해 설계 검토를 한 결과 108개월(9년)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가덕도 일대 여의도 면적의 2배가 넘는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짓는 사업이다. 당초 2035년 6월 개항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힘을 싣기 위해 2029년 12월로 5년 6개월을 당겼다.

공사 난도와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작년 5월부터 네 차례나 경쟁입찰을 진행했지만,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작년 10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유일하게 수의계약에 나섰지만 지난달 말 제출한 가덕도신공항 기본설계에 공사 기간 108개월을 제시했다.

건설업계에선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발을 빼면 사실상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장기 표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닷속 연약지반을 견고하게 개량하는 작업, 바다를 매립하는 공사 등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남산의 3배 규모에 이르는 산봉우리(1억5000㎥)를 발파해 2억3000㎥의 토석을 생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국가계약 법령에 따라 기본설계 보완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현대건설과는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현대건설의 기본설계와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을 토대로 국토부·공단 합동 TF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통해 일정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 정상화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은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