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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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00원' 뉴노멀…강달러에 베팅하는 자산가들 [양현주의 슈퍼리치 레시피]
'원·달러 환율 1400원' 시대에 접어들며 강달러에 베팅하는 고액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탄핵 정국이 지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예고로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대고객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잔액은 92조3114만원 규모다. 지난해 12월 잔고(83조4101만원)와 비교하면 불과 한 달 사이 8조9013만원 증가했다. 대고객 RP 매도 잔액이 늘어났다는 것은 RP 매수가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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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고객 RP는 증권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금리를 더해 다시 사들이는 조건으로 개인, 법인 등에 단기로 판매하는 채권이다. 주로 국채, 통안채 등 우량 채권에 투자한다. 하루만 예치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환금성도 높다.

달러 강세 영향으로 최근 자산가들은 특히 달러RP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달러 RP 역시 미국 국채 등에 투자해 추후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형태다. 언제든지 환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데다 환차익은 비과세란 점도 매력적이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달러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액 자산가들이 달러 비중을 점차 늘리는 추세"라며 "달러 RP는 환금성이 좋고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만큼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달러 RP 금리는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수시RP 기준 연 환산 수익률은 신한투자증권는 연 2.60%, KB증권은 연 3.50%, 한국투자증권은 연 3.90%, 미래에셋증권 3.80%다. 2%대로 떨어진 예금 금리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예금자 보호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환율 변동이나 신용등급 하락 등에 따른 투자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강달러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로 인해 미국 경제가 타국 대비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릴 가능성이 큰 만큼 고환율 기조도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 역시 강달러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수입 물가가 높아지면 미국의 물가를 자극해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미국 경기가 타국 대비 우위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 원·달러 환율은 1400원 부근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현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