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가 120원' 논란에…카페 주인 "이재명 정치 원가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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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며 카페 사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김용태 페이스북 캡처]](http://img.wvnryckg.shop/photo/202505/ZA.40546239.1.jpg)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발언 후폭풍이 일파만파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9일 "커피 파는 자영업자들이 비싼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도록 했다"며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임대료, 전기료, 인건비 등 운영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을 전부 제외하고 단순히 재료비만을 언급해 카페 자영업자집단의 사회적 명성을 전반적으로 실추시키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후 자신의 망언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발언 취지를 부인하고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고발하는 방식으로 논란을 덮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커피가 담긴 일회용 컵을 들어 보이며 "어제 어떤 분이 '이 커피를 8천원에서 1만원 받는데 원가가 120원이더라' 이런 말씀을 하셨다"며 "커피 소상공인 여러분께서 마치 80배 정도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격을 결정하는 데 인건비, 임대료, 원가 등도 있겠지만 저희 국민의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결과물을 도출하는 데 있어 (들어간) 창의와 정성 그리고 땀이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의 창의와 땀, 정성을 존중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이재명 후보는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정직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자영업자의 피눈물이 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장경제에 대한 몰이해를 넘어서서 민생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위험한 이재명표 사이비 경제관이다. 이런 인식으로는 기업과 가계를 줄줄이 위기에 빠뜨리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가) 커피 원가 발언 관련해 왜곡한 것이라 주장하지만 국민 상식에 비춰본다면 자영업자들이 분노할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커피 원가 발언에 대한 비판은 온라인상에서도 이어졌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 말대로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서 카페 소상공인들이 폭리를 취하는 중이라면 대한민국 사람들 다 카페 차리고, 워런 버핏도 한국에서 카페 차릴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는 무능해서 더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성일종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가 대한민국 모든 카페 사장님을 악덕 폭리업자인 것처럼 말했다"며 "대부분 국민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커피 한 잔 가격도 모르면서 민생을 외치나"라고 적었다.

배 씨는 "생커피콩(Green Bean)을 수입상에서 사 와서 볶은 커피를 원두(Whole Bean)라고 하는데 1kg의 생커피콩을 볶으면 수분이 날아가서 대략 800g 정도의 원두가 나온다"면서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커머셜 커피 등급 생두 1kg 가격이 최저 1만7000원대에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대략 볶은 커피 1kg에 2만원 선이라고 보면 된다는 것.
이어 "이걸 고르고 볶고 또 고르고 포장하는 비용을 얼마로 볼 것이냐에 따라 원가가 달라지는데 대형 로스팅 공장은 볶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생커피콩을 좀 더 싸게 구입해서 팔기 때문에 저희 같은 소형 로스터리 카페는 가격으로 경쟁이 되질 않는다"면서 "저희는 아예 품질 좋은 생커피콩을 사용하고 공장형에서 할 수 없는 정성과 노하우로 볶아서 가격을 높게 책정해서 파는 전략을 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핸드드립의 경우 1인분은 보통 20g의 원두를 사용하고 에스프레소 즉, 아메리카노 만드는 커피는 1 샷에 7g이 표준이지만 유실되는 커피 가루도 있고 더 넉넉하게 넣어야 맛이 더 깊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대략 10g을 1 샷으로 보면 된다"며 "커피는 2 샷이니까 아메리카노 1잔에는 원두 20g이 들어간다"고 부연했다.
배 씨는 "쿠팡에서 업소용 원두로 검색해보니까 1kg에 2만2900원짜리가 상단에 뜬다. 천 원대 저가 커피용 원두 가격이다"라며 "제가 카페에 납품하는 원두는 1kg에 3만4000원이니까
아메리카노 2 샷의 원두 가격은 600원 정도다"라고 했다.
이어 "원두 가격 120원짜리를 사용해서 물만 부어서 8000원씩 받는 카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원두 가격 240원에 테이크아웃 컵, 빨대 등등 저가 커피는 가능하리라 본다. 결론적으로 원가 120원, 판매가 8000원은 거짓이며 원두값 120원은 가능할 수 있으나 아주 맛없는 커피일 수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아도 안 팔리는 커피 앞으로 더 안 팔리겠다"라며 "이재명은 입으로 정치하니까 원가가 0원이네"라고 덧붙였다.
저가 커피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 씨는 자영업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재명이 말한) 커피 원가는 진짜 기적의 논리다"라면서 "컵, 빨대, 홀더값만 300원이고 원두도 400원 이상 든다. 원가가 120원이라 싸게 팔아도 많이 남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늘어날까 봐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 A씨는 "월세, 공과금, 4대 보험, 부가세, 종합소득세 다 내야 하는데 소비자들은 이런 비용 잘 모르니 120원 원가 믿을 수 있다"면서 "그리고 식당과 달리 대부분의 카페는 적립제도도 있지 않나"라고 호소했다.
이재명 후보는 18일 대선 후보자 첫 토론회에서 김문수 후보로부터 "그저께 전북 군산 유세에 가셔서 커피 한 잔의 원가가 120원이라고 발언해서 매우 시끄러운데 지금도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커피의 원재료 가격은 제가 말씀드렸던 2019년 봄경 정도에는 120원 정도 한 게 맞다"라면서 "거기에는 인건비나 시설비 같은 게 감안되지 않은 것이다. 원재료 가격이 이 정도 드니까 가게를 바꿔서, 닭죽을 파는 것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나은 영업을 하도록 지원해주겠다는 말을 한 것인데 그 말을 떼어 내서 그렇게 왜곡하시면 (안 된다)"고 답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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