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목표전환형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사전에 설정한 수익률을 달성하면 채권 비중을 늘려 손실 위험을 낮추는 상품이다.
"7% 수익도 감지덕지"…목표전환형 펀드 뭉칫돈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 목표전환형 펀드 70개의 순자산 합계는 1조322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조568억원에서 올 들어서만 25.1%(2657억원) 불어났다.

일반 펀드가 최대 수익을 추구하는 데 비해 목표전환형 펀드는 수익률을 미리 설정해두는 게 특징이다. 목표 수익은 보통 연 5~7%다. 초기에는 주식 등 고수익 자산을 중심으로 운용하다가 목표치에 도달하면 채권 투자로 전환하는 구조다. 목표를 일단 달성하면 투자자가 해지할 때까지 사실상 채권형 펀드로 바뀐다는 얘기다.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목표전환형 펀드로 자금이 대거 유입된 건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정 수익률 확보해놓고 이를 지키려는 방어적인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외 증시는 크게 출렁이고 있다. 연초 2만 선을 넘은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1만5000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주 1만90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지수도 2200과 2600대 사이에서 널뛰기 중이다.

목표전환형 펀드가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은 아니란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익 상한은 제한됐으나 주가 하락에 따른 하방 위험은 열려 있는 구조여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증시 하락이 지속되면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목표 수익률이 정해진 만큼 상승장에선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수익성이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표전환형 펀드가 인기를 끌자 주요 자산운용사는 신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오는 30일 ‘삼성글로벌CoreAI목표전환형 제2호펀드’를 설정한다. 자산의 70%를 인공지능(AI) 테마주에 넣고, 나머지를 국내 단기 채권으로 채우는 식이다. 지난 3월 나온 1호 펀드가 설정 후 45일 만에 목표 수익률(7%)을 달성하자 두 달 만에 수익률을 9%로 높인 2호 펀드를 내놓기로 했다. KB자산운용의 ‘KB미중AI테크목표전환펀드’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미국분할매수빌드업목표전환펀드’도 조만간 선보인다.

양지윤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