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AI칩 중국 우회수출 우려에… "증거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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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베이를 방문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뉴스와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하드웨어는 물리적으로 크기 때문에 국경을 넘어 밀수되기 어렵고, 고객들도 규정을 숙지해 자체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중동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정부의 AI 반도체 수출통제를 폐기하기로 하면서 엔비디아 반도체가 중동을 통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황CEO는 "AI 칩이 전용(轉用)됐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며 "그레이스 블랙웰 시스템은 거의 2t에 달해 그걸 주머니나 백팩에 넣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제품을 판매하는 국가들과 기업들은 전용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고, 모두가 엔비디아 기술을 계속 사용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아주 엄격하게 감시한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주력 제품은 최대 72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36개의 프로세서로 구성된 통합 시스템으로 판매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 대표단에 동행한 황 CEO는 트럼프 행정부가 AI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을 폐기한데 대해 높게 평가했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최신 AI 칩 1만8000개를 공급하기로 하며 중동을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했다. 황 CEO는 중동 고객을 우선시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적절한 수요 예측만 있다면 모두를 위한 기술을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기술의 전 세계 확산을 제한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일"이라며 "미국 기술을 전 세계에 최대한 확산시키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대만 포모사 TV와의 인터뷰에선 H20을 끝으로 중국 시장에 호퍼 시리즈 반도체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H20 이후 중국 시장에 공급할 칩에 대한 질문에 "호퍼를 더 이상 수정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호퍼는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H20은 그동안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AI 칩이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H20의 수출도 제한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가 두 달 내로 H20 칩의 낮은 버전을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화웨이 등 현지 경쟁사에 밀려 중국 AI 칩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다.
김채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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