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7일 전남 나주시 금성관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7일 전남 나주시 금성관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기술주도 성장’ 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이 후보는 역대 보수 정권인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부의 부동산·감세·토목 중심 정책을 '가짜 성장'으로 규정하며, 인공지능(AI)·에너지·딥테크를 축으로 한 기술주도 성장, 포용적 성장, 지역균형 성장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경제 분야 정책에서 “단기 부양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 숫자가 아닌 체감할 수 있는 성장, 초격차 첨단기술이 주도하는 성장으로 ‘진짜 대한민국, 진짜 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AI, 바이오, 에너지, 방산, 문화 등 6대 첨단산업에 대규모 연구개발(R&D)을 투자하고, 산업 전반에 AI를 융합하는 ‘기술 대전환’ 전략을 제시했다. 이어 “AI 투자 100조 원 시대를 열고, 산업별 AI 확산을 통해 문화·국방·에너지까지 기술 혁신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민관 합작으로 100조 원 규모의 기술투자펀드를 조성하고, 정부가 TSMC와 같은 세계적 기업 육성에 직접 나서겠다고 했다.

기술 중심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이 후보는 ‘포용적 성장’을 또 하나의 축으로 삼았다. 중소기업 스마트팩토리 전환, AI 제조혁신, 벤처생태계 확산을 통해 청년·중소기업·비수도권까지 경제 참여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퇴직연금·연기금의 벤처투자 허용, 지역 팁스(TIPS) 프로그램 강화 등은 금융과 창업의 연결고리를 정책적으로 제시한 부분이다.

구체적인 지역정책도 제안했다. 부산·울산·경남에는 조선·로봇 중심의 제조 벨트를, 호남에는 AI·재생에너지 산업을 집중하고, 충청권은 첨단 R&D 클러스터로 재편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강원과 제주는 관광산업 중심의 ‘글로벌 관광수도’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의 정책에는 ‘인프라’를 기술·문화·에너지로 확장한 인식도 엿보인다. 2030년까지 서해안 해상전력망과 AI 기반 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해 ‘에너지고속도로’를 완성하고, 이를 통해 RE100 산단, 탄소중립 산업, 햇빛·바람 연금으로 이어지는 지역경제 회생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문화산업도 주요 성장 동력으로 설정됐다. K-팝, 드라마, 게임 등 K-컬처를 수출산업으로 전환해 시장 규모 300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며, 인문학 강화와 창작지원 예산 확대 등을 약속했다.
최형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