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22 남대문 베이커리. 사진=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 제공
THE 22 남대문 베이커리. 사진=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 제공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이 최근 22층 꼭대기에 베이커리 카페를 새로 개장했다. 통상 특급호텔은 꼭대기 층을 펜트하우스나 귀빈 라운지 등 최상위 고객인 VVIP(최우수 고객)를 위한 공간으로 채운다. 그만큼 보안이 철저해 일반 고객은 호텔 최상층에 입장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호텔은 최상층에 일반 고객들도 쉽게 들락날락할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를 냈다. 심지어 가격도 합리적인 편으로, 커피 값이 최소 4000원대부터 시작한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의 최상층은 숭례문과 남산의 파노라믹 뷰가 펼쳐지는 최상의 전망을 갖추고 있다. 기존엔 귀빈용 ‘이그제큐티브 플로어 라운지’가 자리했지만, 이번에 베이커리 카페를 내면서 이를 전부 들어냈다. 호텔에서 가장 전망 좋고 휴식을 취하기에 조용하고 편안한 최상층 공간에 VIP 고객 대신 일반 고객을 들이는 것이다. VIP 관리보다 신규 고객 유치에 중점을 둔 것이다.
사진=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 제공
사진=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 제공
18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에 따르면 이 호텔은 지난 12일부터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 'The 22(더 트웬티 투) 남대문 베이커리'와 '비즈니스 센터'를 운영 중이다. 호텔 대표 패스트리 셰프인 안다연 셰프와 JW 메리어트 제주 출신의 이정인 헤드 바리스타가 베이커리와 커피를 직접 만든다. 남산에서 영감을 받은 ‘남산 크루아상’을 비롯해 ‘돌담길 크루아상’ ‘청보리 티라미수’ ‘흑임자 휘낭시에’ 등을 대표적이다. ‘남대문 커피 우유’와 ‘청보리 라떼’ 등 시그니처 음료 메뉴도 잘 갖췄다.

‘구수한 김씨’ ‘발랄한 박씨’처럼 재미있는 명칭의 필터 커피 메뉴가 눈에 띈다. 커피가 4000~1만3000원 수준으로, 특급호텔인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대다. 심지어 오는 25일까지는 2주간 오프닝 이벤트로 정가 75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2200원에 판다. 모든 투숙객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센터도 카페 옆에 마련했다. 김미선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총지배인은 “이색적인 커피와 베이커리 메뉴, 그리고 남산과 숭례문 뷰를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사진=안혜원 기자
사진=안혜원 기자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이 신규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는 데에는 인근 지역에서 호텔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서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방한 관광객 회복세가 본격화한 덕분이다. 이 호텔이 위치한 명동은 특히 외국인 관광객 회복, 원화 약세에 따른 관광산업 가격 경쟁력 상승이 맞물리며 호텔 시장이 다시 주목받는 주요 지역이다.

인근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운영을 멈추었던 호텔이 속속 새단장을 하고 다시 문을 여는 경우가 늘었다. 근처 '보코 서울 명동'(옛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만해도 오피스 용도 변경을 염두에 두고 영업중단에 들어갔지만, 그래비티자산운용이 인수한 뒤 관광이 재개되면서 리모델링해 지난해 9월부터 다시 호텔로 운영 중이다.

명동에 인접한 ‘롯데호텔 서울’ 메인타워 객실 리뉴얼에 들어간다. 롯데호텔 서울 메인타워는 총 38층 규모인데 이 중 34층까지가 객실로 구성돼 있다. 이번 리뉴얼은 메인타워 전체 객실 737개 중 저층부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롯데호텔 서울 메인타워가 리뉴얼 공사에 들어가는 건 18년 만에 처음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명동 인근에 위치한 호텔들이 시설 개선을 통해 수요 확충에 나서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