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차 경선에 진출하지 못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차 경선에 진출하지 못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과 절연을 선언한 것을 두고 보수 진영 안팎에서 14일 기 싸움이 이어졌다. 권영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홍 전 시장을 향해 “타고난 인성을 어쩔 수 없다”고 비판하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인성을 운운하는 건 황당한 일”이라고 대신 맞받으면서다.

이날 기 싸움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 전 시장이 “두 번 탄핵당한 당과는 절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발언한 게 발단이 됐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에 “(국민의힘은)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집단이기에 나온 것”이라며 “다급하니 비열한 집단에서 다시 오라고 하지만 이젠 정나미 떨어져 근처에도 가기 싫다”고 했다.

그러자 권 전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에서 두 번의 대권 도전, 두 번의 광역단체장 당선, 수차례 국회의원 당선을 한 분(홍 전 시장)이 이제 와 이러면 안 된다”며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 같은 설전이 오가자 이 후보도 논쟁에 가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인들이 (홍 전 시장에게) 러브콜했다가 응하지 않으니 인성을 운운하는 건 무슨 황당한 일이냐”며 권 전 위원장을 직격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홍 전 시장에게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지만 홍 전 시장의 거절로 인선이 불발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제가 국민의힘을 나와 그 당의 반문명과 무지성을 비판하니 ‘싸가지 없다’고 집단 린치를 가하던 그때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며 “김 후보를 옹립한 장본인이 사기 경선 피해진 홍 전 시장님께 감히 ‘타고난 인성’을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권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이 후보는) 보수 전체를 위해 열심히 뛰길 바란다”며 “젊은 정치인으로서 정치공학적 계산이 아닌, 손해를 보더라도 정의와 바름을 추구하는 모습을 기대하겠다”고 했다. 형식적 덕담이지만, 사실상 기 싸움을 이어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배님(홍 전 시장)께서 앞장서 지켜주신 대한민국이 선진대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김문수 선배님과 함께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권 원내대표는 “불편함을 끼쳐 드린 부분이 있다면 모든 노여움을 오롯이 저에게 담아달라”며 “돌아오시면 꼭 찾아뵙겠다”고 했다.
정상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