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탄의 저주?'…한덕수도 못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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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맨하탄21 빌딩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사람의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출마 결정 전후, 제게 보내주신 응원과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모든 것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가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하면서 그가 선거사무소를 차린 맨하탄21빌딩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네 사람이 차례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이곳을 선거사무소로 선택한 사람은 오세훈 서울시장이었다. 그는 출마 준비 작업을 하면서 사무실을 계약했다. 하지만 그는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조기에 물러났다.
이 계약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어받았다. 나 의원은 출마 선언을 한 뒤 오 시장이 캠프를 차리려던 곳에 선거사무소를 차리고 1차 경선을 뛰었다. 그는 상위 4인에 포함돼 2차 경선에 진출하는 것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대와 달리 1차 경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다음은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 차례였다. 나 의원이 썼던 사무실 맞은편에 캠프를 차렸던 그는 최종 2인을 뽑는 2차 경선에서 탈락했다. 다만 1차 경선 탈락이 예상됐던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적잖다.
최종적으로는 한 전 총리가 이 건물에 캠프를 차렸다. 그는 오 시장이 처음으로 계약하고, 나 의원이 쓰던 곳을 물려받았다. 이곳에선 한덕수 캠프는 5일부터 매일 아침 이정현 대변인(전 새누리당 대표)이 기자회견을 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9일 오후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법원에 신청한 가처분이 기각됐을 때는 캠프에 흥분된 분위기가 돌기도 했다.
10일 새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김 후보의 지위를 박탈하고 한 전 총리를 단일 후보로 등록하면서 국민의힘의 최종 대선 캠프가 되는듯했으나 전당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한 전 총리도 결국 이곳을 떠나게 됐다.
한편, 국민의힘 최종후보로 대선에 나서게 된 김문수 후보는 인근 대하빌딩에 캠프를 차렸다. 이곳에 캠프를 꾸린 대선 후보 중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윤석열 전 대통령 등 세명이 승리했다.
강진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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