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전쟁이 뭐야? '올드머니의 힘' 증명한 뉴욕 아트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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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뉴욕 아트위크를 가다]
미술 시장 침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 등 악재 속
허드슨 야드 '셰드'서 열린 프리즈 뉴욕 첫날부터 'SOLD'
7000년 미술사 팔러온 유럽연합 '테파프 뉴욕'
프리즈와 하루 간격으로 '맞불작전'
"어느 때보다 예술이 필요한 때" 명성 지키며 관객 열광
1-54, NADA, 클리오, 에스더, 인디펜던트 등
뉴욕 전역에서 다채로운 아트페어 이어져
미술 시장 침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 등 악재 속
허드슨 야드 '셰드'서 열린 프리즈 뉴욕 첫날부터 'SOLD'
7000년 미술사 팔러온 유럽연합 '테파프 뉴욕'
프리즈와 하루 간격으로 '맞불작전'
"어느 때보다 예술이 필요한 때" 명성 지키며 관객 열광
1-54, NADA, 클리오, 에스더, 인디펜던트 등
뉴욕 전역에서 다채로운 아트페어 이어져

올해 뉴욕 아트위크는 수 많은 악재 속에 열려 긴장감이 높았다. 미술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 더해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관세 부과 정책, 이에 따른 무역 분쟁 위협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독일, 남미 등에서 참여한 갤러리들은 박람회가 열리기 하루 전날까지 작품 일부가 관세 당국에 묶여 있다 개막 하루 전날 반출된 사례도 빈번했다고 밝혔다.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하는 가운데 딜러들은 "세계 미술시장 점유율의 43%를 차지하는 미국, 그 중에서도 금융과 예술의 중심인 뉴욕 아트위크가 시장의 미래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7일 오전 11시 프리즈 뉴욕이 열리는 허드슨 야드의 예술센터 더 셰드(The Shed). 나흘째 내리던 비가 그치고 마침내 파란 하늘을 드러낸 뉴욕의 날씨처럼 미술계를 휘감던 비관론은 잠시 사그라들었다. “올드머니에겐 지금이 진정한 기회다”라는 말이 페어장 곳곳에서 들렸다. 긴 줄을 서서 입장한 VIP들은 복도를 가득 메우며 활기찬 에너지를 더했다.

이밖에 리자 루의 ‘Zeugma’(2024)가 22만 5000달러에, 조앤 스나이더의 ‘Float’(2015)가 21만달러에, 데이비드 살레의 ‘Bow Tie’ (2024)도 미국 컬렉터에게 13만달러에 낙찰됐다.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가 선보인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회화 ‘Motto’ 역시 100만유로에 판매됐다. 개장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부스 곳곳에서 판매 소식이 이어지며 박람회장은 열띤 대화로 시끌벅적했다. CNN의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 미식축구의 전설 조 몬태나, NFT아티스트 비플, 막스 홀라인 메트로폴리탄박물관 CEO 등 유명 인사들은 물론 30~40대 컬렉터들이 첫날 프리즈 뉴욕을 찾았다.
올해 프리즈 뉴욕의 참여 갤러리는 67개로 2019년(200개)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오히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방해 요소가 줄었다는 평가다. 프리즈가 헐리우드 미디어 거물인 아리 에마뉴엘에게 최종 매각된 직후 박람회가 열린 것도 현지에선 화제였다. 그는 과거 런던에서 시작된 프리즈의 글로벌 확장을 주도해온 인물로 앞으로 프리즈가 런던, 뉴욕, LA, 서울에 이어 더 적극적인 세력 확장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관세전쟁 속 ‘명성’ 지킨 테파프 뉴욕
뜨거운 에너지는 프리즈 다음 날인 8일 VIP에 공개된 테파프(TEFAF) 뉴욕으로 이어졌다. 테파프는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서 1988년 시작된 명작 중심의 박물관급 아트페어. 뉴욕엔 2016년부터 대표적 부촌인 어퍼 이스트 지역의 역사적 건물 ‘파크 애비뉴 아모리’에 입성해 올해 11회째를 맞았다.


전례 없는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 페어가 성공적으로 열린 것에 관람객들은 오히려 더 열광하는 분위기였다. 뉴욕의 한 아트 딜러는 “그 동안 테파프 뉴욕은 프리즈 뉴욕과 7~10일 간격을 두고 열렸는데, 올해는 컬렉터들의 분산을 막기 위해 하루 차이로 개막했다”며 “EU의 문화재 반출법과 국제 정세의 불안을 의식한 최선의 수였다”고 말했다. 리앤 자그티아니 테파프 뉴욕 디렉터는 “미국 정부의 관세 발표 이후 EU집행위원회와 잠재적 상호 관세 부과 대상에서 예술 작품을 제외하기 위해 법률가, 운송 업체 등과 긴밀히 소통해왔고, 90일간 유예 발표가 났다”며 “올해 기존 갤러리 78곳 외에 상파울루, 런던, 뉴욕 등 13개 갤러리가 새로 참여했다”고 했다.

5월 뉴욕 아트위크엔 고가의 명작들만 있는 게 아니다. 미들급의 대안 박람회들도 각자의 개성을 드러냈다. 영국 런던, 모로코 마라케시와 함께 뉴욕에 10년 전 상륙한 아프리칸 아트페어 1-54는 레드훅, 할렘, 첼시 등 외곽을 떠돌다 올해 월가 인근 ‘원 체이스 맨해튼 플라자’에 입성했다. 아프리카 원주민과 아프리카 이주민 예술가들에 집중하며 독보적인 기획력을 자랑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에스더 아트페어’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에스토니아 난민들의 사교 장소였던 ‘보나르 에스토니안 하우스’에 터를 잡았다. 유럽, 일본, 발트해 연안 국가 미술관의 컬렉션과 함께 뉴욕 작가들의 작품을 지난 6일부터 닷새 간 선보였다.

뉴욕=김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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