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아닌데…하루 거래량 100건 가까이 나온 이 단지
충남 천안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
일반공급 청약 1138가구...18대1 경쟁
최근 6주 동안 420건 넘게 손바뀜
최소 2000만원 프리미엄 붙기도


지난달 이후 수도권의 부동산 거래 절벽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 3월 24일부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영향이 크다. 토지거래허가 족쇄가 채워진 이후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이나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 등 ‘매머드급 단지’도 한 달 넘는 시간 동안 거래량이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일부 실수요자만 움직이는 시장으로 재편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방인데도 최근 하루 거래량이 100건 가까이 나온 단지가 있어 눈에 띈다. 충남 천안의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 얘기다. 최근 6주간 420건 넘는 손바뀜이 일어났다. 거래량이 전국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수천만원대 프리미엄도 형성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 조감도.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 조감도.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은 충남 천안 업성동 465의6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9층, 13개 동, 총 1763가구(전용면적 84~191㎡) 규모로 지어지는 단지다. 올해 3월 진행된 청약에 성적이 좋았다. 일반공급 기준 1138가구를 모집했다. 2만794명(1·2순위 합계)이 몰려 18.3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나타냈다. 입주는 2028년 2월 예정이다.

비규제지역에 속해 전매제한이나 실거주 의무 등 규제가 적용되지 않았다. 계약 즉시 분양권 거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 단지는 지난 3월 24일부터 계약이 이뤄졌다. 실제로 분양권이 불티나게 매매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24일 하루에만 95건의 거래가 발생했다. 25일(78건)과 26일(77건), 27일(66건)에도 60~70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에도 하루 평균 3건 이상의 매매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3월 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이 단지의 거래량은 총 421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남 김해 ‘더스카이시티제니스앤프라우’(73건), 부산 동래구 ‘사직쌍용예가2차’(68건), 전북 전주 ‘더샵라비온드’(64건), 충남 아산 ‘아산배방우방아이유쉘2단지’(57건) 등이 2~5위로 랭크됐다. 서울에서 가장 많이 팔린 관악구 ‘관악드림타운’의 거래량은 24건에 불과했다.

수천만원 상당의 프리미엄(웃돈)도 붙고 있다. 예컨대 전용 84㎡A 분양권이 지난달 6억610만원에 매매됐다. 이 타입의 최고 분양가는 5억8230만원이었는데 최소 2000만원 가까운 웃돈이 형성된 것이다. 1순위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전용 105㎡의 경우 가장 최근 실거래가가 8억6150만원이다. 분양가(최고 8억3210만원)보다 3000만원 가까이 높은 금액이다.

신흥주거지 탈바꿈 기대

이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리는 이유는 뭘까. 입지 경쟁력과 개발 기대감이 복합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안의 주거 중심지로는 불당동 일대가 단연 첫손에 꼽힌다. 하지만 불당동 단지들도 점점 노후화되고 있다. 성성지구와 업성지구, 부대지구, 부성지구 등을 합쳐 약 2만4000가구 규모 도시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성성호수공원 주변이 신흥 주거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비롯해 여러 산업단지도 인접해 있다. 경부고속도로 진입도 편리한 편이다. 천안시가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부성역 신설도 추진하고 있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삼성과 가까운 입지, 호수 조망, 우수한 교통 여건 등을 고려할 때 경기 광교신도시가 오버랩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기대에 천안 구도심 등 주민의 ‘지역 내 갈아타기’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