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제언집’ 들고 찰칵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5단체장이 8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4대 분야 14개 아젠다를 담은 대선 제언집을 전달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왼쪽부터),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 회장, 이 후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제언집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강은구 기자
‘대선 제언집’ 들고 찰칵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5단체장이 8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4대 분야 14개 아젠다를 담은 대선 제언집을 전달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왼쪽부터),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 회장, 이 후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제언집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강은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민생을 살리는 일은 경제를 살리는 일이고, 그 중심은 기업”이라며 “과거처럼 경제 문제를 정부가 제시하고 끌고 가는 시대는 이미 지났고, 정부는 민간 영역의 전문성과 역량을 믿고 충실히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8일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등을 갑자기 긴급 재정명령으로 시행하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없다”며 “필요하면 단계적으로, 영역별로 차등을 두고 할 수 있는 데부터 단계적으로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지방 기업 인센티브 강조한 李

이 후보는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5단체장 및 기업인 총 300여 명과 간담회를 열었다. 서울고등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 공판 일정을 대선 뒤로 연기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다음 날 경제 행보를 하며 중도층 민심 공략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기업이 지방에서 사업하면 대대적으로 세제 혜택을 주고 규제도 풀어줘야 한다”며 “저렴한 전기료, 정주 여건, 교육 환경 등 (지방에서) 기업할 환경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또 “지역에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면 팔 수 있는 송전망을 촘촘하게 건설하겠다”며 “지역별로 전기료와 규제에 차등을 두는 방안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경제단체장들의 규제 완화 요구에는 “수요자 입장에서 뭐가 필요한지를 여러분이 제시해 달라”며 “행정당국에서 자기들이 편해지려고 만든 규제가 많은데, 수요자와 현장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답했다.

수출 환경에 관해서는 “정부가 통상 정책을 통해 경제 영토를 넓히는 일은 중요하다”며 “노태우 전 대통령이 북방 외교를 개척해 러시아,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시장을 열어 국내 기업이 많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산국가에 물건을 팔면 어떤가”라며 “한·미·일이 안보·외교 협력을 해야 하지만, 거기에 중심을 두되 한쪽을 버릴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업상속공제를 확대해달라는 요청에는 “특례가 매출 5000억원까지 상당히 완화된 상황에서 (특례를) 더 늘리자고 하면 국민이 수용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부동산 세금으로 억누르면 부작용”

이 후보는 이날 네 명의 경제 유튜버와 함께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장기 보유한 주식, 펀드에 세제 혜택을 주는 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배당성향을 높이는 건 노후 준비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배당성향이 낮으면 세제 정책상 불이익을 주고 반대의 경우는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에 관한 견해도 밝혔다. 이 후보는 “주거 문제에 관해 생각을 많이 바꿨다”며 “투자 수단으로 부동산시장에 접근하는 걸 막을 길이 없고 세금으로 억누르면 부작용이 생긴다”고 했다. 이어 “주거 공간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며 “청년 맞춤형 공공주택 공급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참가자가 “한국은 조선업과 원자력산업에서 다른 나라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원자력? 그래요?”라고 되물었다.

김형규/최형창/원종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