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현 전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광식 기자
백광현 전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광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검찰의 압수수색 일정을 미리 알고 증거물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광현 전 민주당 권리당원은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가 경기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그를 보좌하던 A씨가 사용하던 PC 하드디스크를 공개했다. 백 씨는 A씨가 이 후보의 최측근이라고 주장했다.

백 씨는 “검찰이 성남시청에 압수수색을 들어올 것임을 알고 A씨가 자신의 지인에게 맡겨뒀다가 지금까지 찾아가지 않은 물건”이라며 “PC 하드디스크를 빼돌리자마자 곧바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2010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성남시장으로 근무했다. 이 기간 중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2017년 3월 24일에, 수원지검 특수부는 2016년 6월에 각각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했다.

백 씨는 “이재명의 성남시는 검찰의 압수수색 여부와 정확한 날짜까지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 후보는 과거 검찰 압수수색 정보를 어디서 입수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백 씨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이 후보의 ‘성남 라인’ 핵심 멤버로 꼽히는 김현지 보좌관과 배소현 전 비서관 사이 통화녹음 파일도 재생했다. 백 씨는 녹취된 내용이 이 후보가 당시 경기도지사일 때 도청의 하드디스크를 파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 씨는 “당시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이목이 온통 대장동 사건에 쏠려있던 시기”라며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국가 재산을 훼손하고, 중요 사건의 증거가 될 자료들을 파기했다”고 말했다.

백 씨는 이어 “녹음파일을 입수하자마자 검찰에 이 후보와 김 보좌관, 배 전 비서관을 고발했고, 검찰이 경기남부경찰청에 보강수사를 지시했지만, 경찰은 2년이 넘도록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백 씨는 “얼마 전 대장동 사건 재판이 열린 법정에선 ‘통진당 사태 당시 김만배가 김수남, 곽상도를 통해 수사선상에 올라가 있던 이재명을 빼주었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대선 때는 이 후보가 예전 선거법 사건 당시 ‘판사들에게 미리 손을 써놓았다’는 측근의 육성 파일도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며 “지금 이 후보와 민주당은 대한민국 검찰과 법원을 ‘절대 악’으로 만들어 지지자들이 돌을 던지게 하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이들과 유착돼 있었다”고 비판했다.

백 씨는 시사 유튜브 채널 '백브리핑'의 운영자로, 2021년 7월 이 후보의 욕설 내용이 담긴 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듬해 4월엔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의혹' 제보자가 출연하기도 했다.

백 씨는 2023년 10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기도 했다.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과 대장동 사건,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기소된 상황에서 당헌 규정에 따라 당이 이재명 대표의 당직을 정지시켜야 한다는 것이 백 씨의 주장이었다.

이에 민주당 경기도당 윤리심판원은 그해 11월 백씨에 대해 최고 수준 징계인 '제명'을 의결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당원을 모해하고 허위 사실과 모욕적 언행으로 당원 간의 단합을 해한 점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광식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