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재학생들과 '2030 현장 청취'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재학생들과 '2030 현장 청취'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대권 주자인 이준석 후보가 지방거점 국립대학(지거국) 이공계열 간 학점교류제를 대선 공약으로 추진한다. 지거국 재학생이 1년간 다른 학교에서 수업을 듣도록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역마다 특화한 과학기술 분야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면서 이공계열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이날 대전 충남대에서 학생들과 만나 "지거국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교육 정책을 시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정책이 적용될 대학 및 학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논의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지거국 등 교육기관 관련 공약을 보완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전국 각지의 대학생을 찾아 소통하는 '학식먹자 이준석'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자리에서 이 후보는 충남대 학생회관에서 학생들과 1시간가량 오찬을 함께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9일 한국항공대를 시작으로 한국외대, 충남대 등을 찾아 청년 민심을 들었다.

이 후보는 "부산대의 기계공학, 대구대의 전기전자공학 등 학교마다 강점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서도 "지역 간 장벽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학생들이 대학 재학 기간 중 1년 정도를 다른 지거국에서 수업 듣게끔 지원하면서 학교별 특화 분야를 융합한다는 것이 이 후보의 구상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7일 대전 유성구 충남대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충남대 제공.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7일 대전 유성구 충남대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충남대 제공.
다른 지역에서 건너온 지거국 학생들의 자립을 지원한다는 취지도 있다. 이 후보는 "지금까지 지거국 정책은 해당 지역 내 산학연계성에 국한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지역에 연고가 없는 학생들의 경우 대학 졸업 후 붕 뜨는 상황에 놓이곤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부에서 건너온 학생들이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바뀌어야 인재가 지방에도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대전을 중심으로 한 충청권 과학기술 클러스터에 대한 구상도 내놨다. 이 후보는 미국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이 밀집한 미국 보스턴 주의 사례를 언급하며 "대전과 세종, 오송을 연결하는 과학기술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한 첫 단추로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성을 제안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규제를 철폐해야 우수 연구진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자신의 대선 공약인 '규제기준국가제'를 재차 강조했다. 특정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국가를 규제기준국가로 지정하고, 이 나라 규제 수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제도다. 이어 그는 "불필요한 규제를 즉각적으로 철폐하기 위한 규제심판원도 신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 앞서 이 후보는 대선 공약으로 '국가과학영웅 우대제도'도 발표했다. 과학기술 성과 연금(과학연금)을 신설해 일정 수준 이상 대회에서 수상한 과학자나 우수논문 발표자한테 포상금과 연금을 주는 제도다. 우수한 과학자들이 외교관, 승무원과 같은 패스트트랙 출국 심사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후보는 "저도 어찌 보면 순수 과학인이 아닌 삶을 살고 있지만, 누구보다 이공계의 현실과 고충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며 "사람이 우대받는 이공계 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안시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