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왼쪽)와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선거 예비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왼쪽)와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선거 예비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단일화 문제를 놓고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6일 의원총회를 통해 단일화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지만 일방적 방식에 김 후보 측이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의 윤희숙 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말바꾸는 정치는 이재명 하나로 족하다. 단일화할 마음 없다면 김 후보는 후보자격 내려놓고 길을 비키라"고 촉구했다.

윤 원장은 "김문수고 한덕수고 상관없다. 승리가능성이 1프로라도 높은 분을 얼른 가려 준비해야 박빙싸움으로 올라갈 수 있다"면서 "상대는 3년 내내 당대표 권력으로 개인 선거운동을 하며 각계를 장악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시가 급하니 국민의힘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당장 단일화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범죄자 및 그 추종세력과 싸우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어떤 후보도 참여 안할 이유가 없다. 만약 판이 깔렸는데도 김 후보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간 거짓으로 당원을 기만해 경선을 통과한 것이니 마땅히 교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 측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당은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도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인 당 운영을 강행하는 등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4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제일시장을 방문해 상인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4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제일시장을 방문해 상인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 후보 측은 단일화 문제는 후보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이 일방적으로 단일화 협상 추진 기구를 구성하고 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전국위원회 개최 일정을 지정한 데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한 후보는 이날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한 번도 단일화가 실패할 것이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모든 문을 열었다. 어떤 방식의 단일화에도 찬성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일화 상대인 김 후보와 지지층이 겹친다는 질문에 "김 후보와 지지하는 세력과 저를 지지하는 세력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저를 지지하는 분들이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청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전날 의결한 내용에 대한 의원 입장을 들어보고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직까지 단일화 시점과 방식에 대한 논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의 입장문 중 전국위·전당대회 소집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해서 설명드리고자 한다"며 "단일화 과정에서 김 후보가 이긴다면 전당대회가 필요가 없다. 그런데 한 후보가 만약 단일화 여론조사 경선에서 이긴다면 그분을 우리 당 대선 후보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전당대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김 후보는 오는 9일까지 단일화 논의를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날부터 1박 2일간 영남 일정이 예정돼 있어 사실상 단일화 협상 기한은 8일과 9일 이틀뿐이다.

유상범 단일화 위원장이 이날 오전 10시 단일화 회의를 열려 했으나 김문수 후보측이 참석하지 않아 불발됐다.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가 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가 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 후보 측은 전날(5일) 당 지도부가 본인 의사에 반한 단일화를 밀어붙인다며 당무우선권 발동을 시사하고 사무총장 교체 등을 요구했다. 사무총장 교체 건은 선거 준비를 위해 일단 이양수 총장이 하되, 양측 후보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교체할 예정이다.

김 후보 측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구성돼야 단일화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국민의힘은 자정 무렵 김 후보 측 요구사항을 수용하기로 의결했다. 그러나 이날 다시 김 후보 측이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단일화 협상이 공전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