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하반기 PBS 출범…'완결형 딜 플랫폼' 구축 나선다 [선한결의 이기업 왜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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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하반기 PBS 출범…'완결형 딜 플랫폼' 구축 나선다 [선한결의 이기업 왜이래]](http://img.wvnryckg.shop/photo/202505/01.40381502.1.jpg)
![메리츠, 하반기 PBS 출범…'완결형 딜 플랫폼' 구축 나선다 [선한결의 이기업 왜이래]](http://img.wvnryckg.shop/photo/202505/01.40381501.1.jpg)
메리츠증권, PBS 출범 '재도전'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내 PBS 출범을 전제로 국내 중형 운용사, 해외 헤지펀드 등과 테스트 논의를 하고 있다. PBS는 증권사가 헤지펀드 등 사모펀드 운용을 지원하는 종합 금융서비스를 뜻한다. 증권 대차, 신용공여, 자산 보관·관리, 청산·결제 등이 주요 서비스다.메리츠증권은 앞서 PBS 인가를 취득했고, 레포·대차·담보관리 등 PBS 핵심 기능을 이미 가동하고 있다. 연내 관련 조직들을 법인영업본부 산하로 통합하고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차의 경우 기존엔 기관 문의에 따라 주식을 빌려주는 형태였다면, 앞으로는 수탁 펀드의 포지션을 기준으로 대차 구조부터 설계해 주식을 제공하는 식이다.
메리츠증권은 2017년 PBS 구축에 나섰으나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결정을 보류했다. PBS는 주로 수수료와 마진이 수익원이다. 후발주자가 들이는 품에 비해 이득을 크게 남기기가 쉽지 않다. 고객이 늘면 리스크 관리 부담도 함께 커져 외연 확대도 쉽지 않은 구조다. 현재 시장엔 KB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PBS 사업을 하고 있다.
딜 소싱부터 유통까지 내재화 구상…“셀다운·회전율로 수익 극대화”
하지만 이번엔 당시와는 다른 분위기다. PBS를 단순 사업부가 아니라 딜 회전의 ‘허브’로 삼겠다는 계획이라서다. 투자은행(IB) 쪽에서 딜을 발굴해 구조화하면 PBS가 이를 기반으로 외부 자금을 유치하고 레버리지를 붙여 운용할 수 있어서다. 딜을 여러 수탁펀드에 분산해 배정하거나, 스와프 거래를 통해 수익 구조를 더할 수 있는 식이다. PBS가 정착하면 자금 조달 통로가 일부 확보되는 만큼 구조화 범위와 속도를 과감하게 확장할 수도 있다.지난달 메리츠증권이 출범시킨 프라이빗뱅킹·기업금융(PIB)센터도 ‘딜 플랫폼’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딜을 초고액자산가와 리테일 법인 등에 일부 셀다운(재판매)할 수 있어서다.
메리츠는 지난 2월 연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이같은 방식의 외연 확장을 예고했다. 메리츠증권의 IB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종민 대표는 당시 "그동안 메리츠는 좋은 물건은 우리가 모두 담고 가는 게 수익창출에 더 이롭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부터는 외부 고객에게 상품공급 형태로 공유하면서 회사의 북 회전율을 높여 다룰 수 있는 딜의 볼륨을 키우고, 그 과정에서 수익 창출 능력도 강화할 것"며 "IB 신디케이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딜을 쪼개고 회전시키는 네트워크형 유통사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메리츠증권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온라인 전용 투자계좌 수퍼365 등도 향후 리테일 플랫폼 바탕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이 계좌에 대해 내년 12월까지 국내·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와 달러 환전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는 한시적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내년 말까지 메리츠증권이 떠안는 비용은 최대 1000억원 수준이라는 게 내부 예상이다.
"PBS, 고관여 신뢰 기반 서비스…관계가 관건"
금투업계에선 메리츠증권이 기존 ‘숫자 중심’ 문법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는지가 PBS 사업의 성패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PBS는 헤지펀드 등의 포지션을 밀착 관리하는 고관여 서비스인 만큼 신뢰관계가 중요해서다.한 금투업계 고위 관계자는 “PBS의 회전 구조와 PIB의 셀다운 구조가 결합하면 같은 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익의 배수 수준이 확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수탁펀드와 유기적인 신뢰 관계를 어떻게 쌓을 수 있을지가 PBS 정착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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