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한 명이지만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은 수백, 수천명입니다. 대통령 후보 곁을 밀착 보좌하고 유권자 표심 공략 전략을 짜는 참모부터 각 분야 정책을 발굴해 공약으로 가다듬는 전문가까지,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한국경제신문은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를 돕는 인사들을 소개하는 온라인 시리즈 기사를 연재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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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까지 한동훈 후보 앞에서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한동훈 캠프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상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평가다. '한동훈 비대위' 영입인재 1호로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입당한 박 전 대변인은 '첫목회', '언더73' 등 원외에서 꾸준히 한 후보를 지원해 왔다. 그는 다양한 방송 활동들로 한 후보의 정책과 정무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톡톡히 맡은 적극적인 한동훈 캠프의 '스피커'다.

韓, "박상수는 눈치 보지 않는 사람"

한 후보와 박 전 대변인은 2022년 처음 만났다. 당시 박 전 대변인은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을 맡고 있었다. 당시 대한변협은 법무부장관이었던 한 후보와 '검수완박'과 관련한 간담회를 개최했고 박 전 대변인은 부협회장 자격으로 배석했다.
이후 지난 22대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됐다. 박 전 대변인이 입당하고 인천 서구갑 후보로 뛰어들면서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등으로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패색이 짙어진 때였다. 서구갑을 비롯해 인천 전역(14곳)에서 단 2곳만 '경합'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박 전 대변인은 선거 운동 중 인천시당을 방문한 한 후보에게 직접 따졌다고 한다. "인천은 포기했나요? 왜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지역구(계양을)에만 왔다 가나요. 우리 당은 지금 죽으라는 건가요."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시·구 의원들은 "박 전 대변인이 소리를 지르는 것만 들렸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 전 대변인과 한 후보의 세 번째 만남이었다.

한 후보는 이틀 뒤 박 전 대변인의 지역구에 방문했다. 앞선 간담회에서 윤상현 의원이 한 제안대로 선거 일정도 30분씩 끊어 다녔다. 박 전 대변인의 지역구 지원 유세를 간 한 후보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박상수 변호사를 아십니까. 눈치 보지 않는 사람입니다. 제가 영입했습니다."

"한동훈만 바라봤던 선거, 정치 포기하려 했었다"

박 전 대변인은 총선에서 졌다. 4월 2일에 받은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에서 인천 지역구 전역은 모두 지는 것으로 나왔다. 매 국면 힘들었지만 가장 좌절했던 시기는 "한동훈만 보고 뛰던 총선"이었다고 박 전 대변인은 말했다. 선거 결과를 받아든 4월 11일 그는 SNS에 "언젠가 우리 영입 인재 동기들의 무모할 정도의 절박한 도전과 처절한 사투의 의미가 이해될 날이 오기 바란다"는 글을 썼다.

이후 한 후보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박 변호사님 같은 분이 정치를 계속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박 전 대변인은 "할 생각이 없다"고 거듭 말했지만, 한 후보는 "그래도 계속해야 합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고 한다.

박 전 대변인은 한 후보에게 물었다. "위원장님은 정치를 계속하실 겁니까?" 약간의 침묵 끝에 한 후보는 "이렇게 끝낼 거였으면 시작도 안 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박 전 대변인은 "그럼 위원장님이 정치하실 동안은 저도 하겠다"고 화답했다.

총선 뒤 그는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개혁적인 성향의 원외당협위원장들이 모인 '첫목회' 멤버로 합류한 이후 전당대회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도 한 후보의 든든한 스피커가 됐다.

"한동훈, 계급장 떼고 듣는 사람"

박 전 대변인은 한 후보를 "계급장 떼고 이야기할 수 있고, 들을 줄 아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대한변협에서도 그랬고, 인천시당에서 만났을 때도 그렇다"며 "옳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지 남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유연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그를 '한동훈 팬클럽 1호'로 알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그는 "위드후니(한동훈 팬클럽)에 소개 글을 쓴 것은 검수원복 필리버스터를 준비하기 위해 사람을 찾다가 쓴 것"이라며 "등업과 자기소개 글이 전부"라고 했다. 박 전 대변인의 인재 영입도 김기현 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처음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서울 출생(1979) △서울대 법대 학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대한변호사협회 감사위원회 위원장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법조윤리협의회 사무총장 △국민의힘 대변인 △국민의힘 인천 서구갑 당협위원장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