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묻지마 단일화 생각 없다"…'동탄모델'로 3자구도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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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3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또 다른 진영 팔이에 불과한 빅텐트로는 대선 승리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상계엄과 조기 대선에 책임 있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없다며 "권력의 핵심에서 호의호식하며 망상에 젖은 사람들과 손을 잡는 것은 국민의 상식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보수 진영 일각의 잇따른 단일화 '러브콜'에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29일 외신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뜻이 맞지 않는다면 빅텐트보다 좋은 '황금 텐트'라도 합류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단적인 예다. 다만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과학기술 패권전쟁, 외교 통상 문제 등을 진지하게 논할 수 있는 상대와는 스몰텐트여도 힘을 합하겠다"며 대화의 물꼬를 열어뒀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가르는 2차 경선에서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살아남은 것이 이 후보의 '빅텐트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이날 "안철수 의원의 융합적 사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경험과 추진력, 오세훈 서울시장의 화합과 소통 능력이 함께하는 빅텐트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안 의원과 홍 전 시장이 당내 2차 경선에서 탈락하고, 오 시장이 일찌감치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국민의힘과 단일화 가능성을 사실상 부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제 정책을 두고 '괴짜 경제학'이라고 직격했다. 최근 이재명 후보의 연이은 '우클릭 행보'에 대해선 "철학의 부재, 기초적인 교육의 부재"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우선 매표 공약을 쏟아내고, 재원 조달 방안으로 괴상한 경제이론을 들고나온다"며 "오늘날 청년세대는 막장 정책의 시행착오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 후보는 "단기 간부 병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군 복무 제도 개편 공약도 내놨다. 부사관과 장교의 최소 복무기간을 2년으로 줄이고, 복무한 기간만큼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고졸 이하 청년한테 학자금 대출 지원과 비슷한 혜택을 주는 '든든출발자금'에 이어 또다시 청년층을 겨냥한 공약을 제안한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23일 정부 조직 개편안을 골자로 한 1호 공약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총 8건의 공약을 발표했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청년 지지층을 중심으로 제3 지대를 형성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경기 화성을에서 그한테 승리를 안겨준 '동탄 모델'을 재현한다는 구상이다. 당시 이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와의 3파전에서 1위인 공 후보와 33%포인트까지 벌어졌던 초반 격차를 뒤엎고 최종 당선됐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테헤란로와 경기 판교 등 과학기술 단지의 청년 세대 중심으로 광범위한 새바람이 불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번 선거가 과거와 미래, 비상식과 상식의 구도로 거듭나는 순간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3자 경선으로 본선을 치르는 것이 목표"라면서 "현재 약 20% 정도의 무당층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안시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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