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트럼프 옷차림의 심리학…"리더의 옷차림은 침묵 속의 연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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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박영실 칼럼] 트럼프 옷차림의 심리학…"리더의 옷차림은 침묵 속의 연설이다"](http://img.wvnryckg.shop/photo/202504/0Q.40305996.1.jpg)
"한 벌의 옷이 말해버린 진심: 왜 리더에게 TPO가 중요한가"
옷차림은 단순한 외형을 넘어, 개인의 태도와 소속감을 보여주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강력한 수단이다. 특히 공식 석상이나 장례식처럼 엄숙하고 규범이 중요한 자리에서는, 옷차림이 그 자리의 의미를 존중하고자 하는 마음을 대변한다.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그리고 일부 국가 정상들의 복장이 구설에 오른 사례는, 왜 'TPO(시간·장소·상황)'에 맞는 복장이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리더라면 특히, '상황에 맞는 옷차림'을 통해 자신뿐만 아니라 대표하는 국가, 조직, 집단에 대한 존중과 품위를 드러내야 한다.
"트럼프 사례로 본 복장의 심리학: 규범을 어긴 자, 신뢰를 잃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상황적 적합성 이론(Contextual Appropriateness Theory)' 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개인이 사회적 규범이나 기대에 맞는 외적 표현(옷차림, 행동, 말투 등)을 보일 때, 타인으로부터 더 높은 신뢰와 존중을 얻는다는 이론이다. 특히 **Kleinke(1978)**의 연구에 따르면, 복장 규정을 어긴 사람은 능력이나 성품에 상관없이 '무례하거나 부적절하다'는 인상을 줄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장례 미사의 사례를 보면, 바티칸이 요구한 복장 규정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고인의 삶과 죽음을 기리는 엄숙함을 상징하는 장치였다. 남성 참석자는 어두운 정장에 흰 셔츠, 검은 넥타이, 검은 구두를 갖춰야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감색 정장과 감색 넥타이를 착용해 이 규정을 완벽히 따르지 않았고, 이는 "그 자리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부정적 해석을 낳게 했다.특히 뉴욕타임스가 “검은색과 붉은색 속에서 트럼프는 마치 표지판처럼 눈에 띄었다”고 표현한 것은, '눈에 띄는 것'이 이 자리에서는 오히려 부적절성과 이질성을 상징하게 됐다는 의미이다.
또한, 복장 하나가 개인의 과거 행보까지 소환하게 했다. 과거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할 때 정장을 입지 않은 것을 비판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중잣대가 다시 도마에 오른 것이다.이는 Erving Goffman의 '연극적 사회 이론(Dramaturgical Theory)'에서도 설명할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장면(Scene)에서 '일관성' 있는 퍼포먼스를 기대받는데, 리더가 이 일관성을 어기면 신뢰를 크게 잃을 수 있다. 말과 행동, 그리고 옷차림 사이의 불일치는 리더십 전체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
![[박영실 칼럼] 트럼프 옷차림의 심리학…"리더의 옷차림은 침묵 속의 연설이다"](http://img.wvnryckg.shop/photo/202504/0Q.40306060.1.jpg)
여기에 더해, 멜라니아 여사의 경우 검은 베일과 코트는 갖추었지만 스타킹을 신지 않았다는 논란에 부딪혔다. 밝은 살색 스타킹을 신은것일지도 모르지만 '작은 디테일' 하나로도 예우를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공식 석상에서는 "디테일이 진심을 말해준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다.비슷하게 마틸드 벨기에 왕비가 진주목걸이를 착용해 논란이 된 것도, 엄숙함을 요구하는 자리에서 '장식'이 과하면 불경스럽게 비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TPO에 맞지 않는 옷차림은 단순한 실수 그 이상이다. 개인의 품격, 상대방과 자리의 의미에 대한 존중, 더 나아가 자신이 대표하는 집단의 이미지까지 흔들 수 있다.
"리더의 옷차림은 침묵 속의 연설이다"
리더에게 있어서 옷차림은 단순한 ‘외모 관리’를 넘어선다.TPO에 맞는 옷차림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며, 자리에 대한 책임감의 표현이다. 특히 공식적이고 엄숙한 자리일수록, 개인의 '자유로운 스타일'보다는 '자리의 규범'을 우선시하는 것이 리더십의 무게를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서 드러난 복장 논란은 단순한 패션 실수가 아니라, '자리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옷차림으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리더라면 명심해야 한다. 사람들은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통해 당신의 태도와 가치를 해석한다.옷차림은 침묵 속의 연설이다. TPO에 맞는 옷차림은 결국, 리더로서의 신뢰를 얻고 품격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언어이다.
![[박영실 칼럼] 트럼프 옷차림의 심리학…"리더의 옷차림은 침묵 속의 연설이다"](http://img.wvnryckg.shop/photo/202504/0Q.40306080.1.jpg)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부 겸임교수
명지대학교 이미지코칭교육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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