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0가구 대단지로"…송파 장미1·2·3차 재건축 탄력
한강 변과 맞닿아 있는 서울 송파구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장미1·2·3차' 아파트가 51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앞으로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도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상가 이동 문제 등이 아직 해결되지 못한 점은 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9층, 5100여 가구 규모로 탈바꿈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송파구청은 신천동 장미1·2·3차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변경안을 공람 공고했다. 공고에 따르면 장미아파트 재건축 사업 후 예상 가구 수는 5165가구로 명시됐다. 서울시는 앞서 장미아파트 1·2·3차 단지를 신속통합기획 대상으로 확정하면서 최고 49층, 4800가구로 정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변경안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으로 제안된 4800가구보다 300가구 이상 증가한 것이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한경DB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한경DB
장미아파트 1·2차는 1979년, 3차는 1984년 준공했다. 1차는 2100가구, 2차는 1302가구, 3차는 120가구 규모다. 총 3522가구로 재건축을 통해 5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로 바뀌게 된다. 준공 40년을 넘긴 단지로, 주민들은 주차 공간 부족과 배관 노후화로 인한 녹물 등 주거 환경 악화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장미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69층까지 올리는 '초고층' 재건축에서 49층 '준초고층' 재건축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조합은 앞서 서울시 제안보다 높은 69층 초고층 재건축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합원 설문조사에서 90%가량이 49층을 더 선호한다고 응답하면서 준초고층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인근 잠실 주공5단지처럼 70층 가까운 초고층으로 올리면 재건축 공사비가 크게 오르고, 공사 기간 늘어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미아파트는 한강 변과 맞붙어 있고, 2·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과도 가깝다. 2호선 잠실나루역도 인근에 있어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롯데월드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석촌호수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도 풍부하다.

올해 들어 잇단 신고가 거래

장미아파트는 재건축 추진 단지로 줄곧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었음에도 매매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달 '장미 3차' 전용 134㎡(12층)는 35억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썼다. 같은 달 1차 전용 71㎡도 24억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3월에는 전용 99㎡가 27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2차 전용 82㎡는 올해 들어 25억~26억5000만원 수준에서 잇따라 손바뀜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잠실역 일대. 잠실대교(오른쪽에 있는 다리) 왼쪽이 잠실주공5단지, 오른쪽이 장미아파트다. /허문찬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잠실역 일대. 잠실대교(오른쪽에 있는 다리) 왼쪽이 잠실주공5단지, 오른쪽이 장미아파트다. /허문찬 기자
장미아파트는 잠실 주공5단지보다 재건축 사업이 뒤처져 있다. 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연내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 70층, 6491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전용 82㎡(15층)가 지난달 29일 39억7500만원에 팔리는 등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장미아파트 정비계획 변경안은 오는 26일까지 의견 수렴 뒤 구의회 의견 청취와 서울시 심의를 거쳐 최종 고시로 이어질 예정이다. 다만 상가 문제 등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장미아파트 상가는 장미종합상가 A·B동과 잠실나루역 앞 장미전철상가(C동)로 이뤄져 있다. A·B동은 지하 1층~지상 5층, 500여 개 점포가 입점한 대규모 상가다. 일부 상가 조합원들은 재건축 시 상가 위치를 현재의 C동 쪽으로 옮기는 신속통합기획안에 불만이 커서 이를 조율하는 데 진통이 예상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재 변경안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심의 과정에서 변경될 수도 있다”며 “일부 조합원들은 인근 다른 단지에 비해 재건축 속도가 느린 점에 불만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