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설탕만 먹으면 이 다 썩는다" 레드팀 자처 김영진 의원 [이재명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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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한 명이지만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은 수백, 수천명입니다. 대통령 후보 곁을 밀착 보좌하고 유권자 표심 공략 전략을 짜는 참모부터 각 분야 정책을 발굴해 공약으로 가다듬는 전문가까지,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한국경제신문은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를 돕는 인사들을 소개하는 온라인 시리즈 기사를 연재합니다.
!["李, 설탕만 먹으면 이 다 썩는다" 레드팀 자처 김영진 의원 [이재명의 사람들]](http://img.wvnryckg.shop/photo/202504/01.40218124.1.jpg)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은 했겠지만,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 김 의원을 이 전 대표의 측근으로 묶기엔 둘의 정치적 인연이 오래됐고, 깊다. 사실 김 의원의 경력만 놓고 보면 ‘친명’보다는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운동권이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쪽에 더 가깝다고 보는 게 맞다. 김 의원은 중앙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오랜 기간 민주당 주류였던 친문·86그룹과 공통분모가 더 많다.
하지만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2017년 대선에서 당시 대세였던 문재인 후보가 아닌 철저히 ‘비주류’였던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편에 섰다. 이때 이 전 대표 캠프에 참여했던 현역 의원이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과 김병욱 의원, 그리고 김영진 의원 정도다. 정치권 한 인사는 “정치인이라면 정치 인생을 걸고 한 번 베팅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데, 김 의원 상황에서는 ‘친명’을 선택한 게 그 순간일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이 당시 문재인 후보가 아닌 이 전 대표를 도왔던 건 2010년 성남시장 선거 때 인연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있다. 한 인사는 “김 의원이 김진표 전 국회의장 보좌관 출신인데, 보좌관일 때 이 전 대표 캠프에서 실무 업무를 하며 당선을 도왔고 그때 인연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때 이 전 대표의 성남시장 당선을 도왔던 게 원외 인사였던 김병욱 의원 등이다. 김 의원을 잘 아는 한 인사는 “김 의원은 운동권 출신이지만 ‘비문(非文)’에 가까웠다”고 했다.

민주당이 지난해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거에 권리당원 투표를 20% 반영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자, 김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공개 반기를 들었다. 직접민주주의를 강조했던 이 전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당헌 당규 개정 추진이었음에도 반대 입장을 낸 것이다.
당시 김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계속 ‘설탕(감언이설)’만 먹고 있다면 이빨이 다 썩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당대표 신분으로 대표 연임에 도전할 때도 “연임을 하려면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전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다”고 했다. “이재명을 위한 충정”이라는 얘기가 주변에서 나왔다. 김 의원은 이 전 대표가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패한 직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고민할 때도 말렸다고 한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레드팀’ 역할은 이 전 대표의 정치적 기반을 더욱 공고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원조 친명’인 김 의원이 이 전 대표의 판단을 공개 비판하는 것이 ‘분란의 방파제’가 된다는 것이다. 친명계 핵심이 반론을 제기하면, ‘이재명 일극 체제’의 민주당이 아닌 ‘다극 체제’라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이 전 대표로서는 정치적 이익이다. 김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대선 선대위에서 정무실장을 맡고 있다.
김 의원은 행정안전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의 상임위를 두루 거쳤다. 주로 소속돼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환노위 간사였던 2023년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른바 노란봉투법)’에 대해 “진짜 시장교섭법이자 산업현장평화보장법”이라고 주장했었다. “무분별한 파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재계의 반발에 대해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1~12%밖에 되지 않아 과도한 우려”라고 했다.
김 의원은 본회의, 소위원회 출석률이 높은 성실한 의원으로 통한다. 의원실에도 새벽부터 출근해 여느 보좌진보다 빨리 업무에 임한다. 이런 성품은 상임위 중심의 상시 국회 체제를 지향하는 ‘일하는 국회법’으로 이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 현안을 챙기면서 여의도에서 의정 활동까지 성실하게 하는 의원이 드문데, 김 의원은 시간을 쪼개 둘을 모두 챙기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1967년 충남 예산 △중앙대 경영학과 △제20·21·22대 국회의원(3선, 경기 수원시병)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21대 대선 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
김형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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