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도심 주택가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일본 도쿄 도심 주택가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일본 도쿄 중심지 타워맨션을 매입하는 주력 계층은 '고소득 전문직 맞벌이 부부'인 파워커플입니다. 영어에서 파워커플은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고 성공한 부부'라는 의미이지만, 일본에서는 부부 모두 연 소득 700만엔(약 6970만원) 이상인 가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2024년 일본 기초연의 '파워커플 가구의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파워커플 가구는 10년 만에 2배로 증가해 2024년 45만가구에 달했습니다. 일본 전체 가구의 0.83%, 맞벌이 가구의 2.9% 비중입니다. 이들은 틈새 계층으로도 보이지만, 주택시장을 비롯한 소비를 견인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파워커플의 약 70%는 육아 가구이기도 하기에 주택만이 아니라 교육이나 여행 등 폭넓은 영역에서의 그 소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후생노동성 '국민생활기초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연간 평균 소득금액은 524만2000엔, 중윗값은 405만엔입니다. 파워커플을 비롯한 고소득 가구를 살펴보면 1200만~1500만엔 미만은 전체의 3.6%, 1500만~2000만엔 미만은 1.9%, 2000만엔 이상은 1.3%를 차지합니다.
사진=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
사진=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
파워커플을 포함해 연 소득 1200만엔이 넘는 가구는 전체에서 약 7%를 차지합니다. 또한 맞벌이 부부의 연 수입의 관계를 분석해보면 아내의 수입이 높았을 때 남편의 연 수입 또한 높고, 아내의 소득이 적을수록 남편의 소득도 적어져 가구 간 경제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파워커플의 64.3%는 '부부와 아이' 가구였습니다. 남편의 수입이 높으면 전업주부가 된다는 전통 가치관이 흐려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일본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파워커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젊은 세대가 출산과 육아 등 커리어를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커리어 개발에 대한 인식도 강해지고 있으며, 남편도 아내의 커리어 성장을 지지하는 의식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일본의 정규직 취업률 성별 격차는 대학 진학률보다 큽니다. 대다수가 정규직 커플로 간주하는 파워커플과 가정의 저변이 넓어질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전체 가구에서 파워커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1%이지만, 성장세를 감안하면 소비 시장에서는 매력을 가진 그룹으로 판단됩니다.
사진=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
사진=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
한국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18세 미만 자녀를 둔 맞벌이 가구 비중은 2023년 기준으로 56.8%로 상당합니다. 이 수치는 2022년 53.3%에서 더욱 늘어났습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상위 1% 가구의 연평균 소득도 2억1571만원으로 일본과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한국과 일본에서 파워커플(고소득 맞벌이 가구)이 늘어나는 것은 부동산시장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소비가 주택 구입이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가구 간 소득 격차가 늘어나면서 파워커플이 관심을 가질 지역과 주택 유형이 한정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은 도심의 타워맨션, 한국은 강남권의 대단지 신축 아파트가 주목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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