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초기 단계에서 2금융권이 취급하는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이 1년 새 세 배 가까이 급등했다.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토담대가 PF 부실의 뇌관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19일 금융감독원 등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및 연체율 현황 등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말 금융권 PF 대출과 토담대, 채무보증 등 총 PF 익스포저 규모는 202조3000억원으로, 전분기(210조4000억원)보다 8조1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PF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저 규모와 비중, 브리지론·본PF 연체율 등은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브리지론과 본PF는 통상 착공 전후로 구분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유의·부실우려 여신 규모는 19조2000억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저의 9.5%를 차지했다. 9월 말(22조9000억원, 10.9%) 대비 규모와 비중 모두 줄었다.
12월 말 금융권 전체 PF 연체율은 3.42%로, 전분기 대비 0.08%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증권업의 브리지론 연체율은 33.39%로 6.66%포인트 상승했다. 증권사는 대출보다 보증을 주로 취급하는데, 연체율은 이미 부실이 발생해 보증에서 대출로 전환된 경우만 계산하기 때문에 증권업의 연체율이 다른 업권보다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토담대 연체율은 튀어올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토담대 연체율은 21.71%로, 전분기(18.57%) 대비 3.14%포인트 올랐다. 1년 전(7.15%)과 비교해 세 배 가까이 폭등했다. 업권별로는 저축은행 토담대 연체율이 지난해 12월 말 33.1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여전 20.05%, 상호금융 15.0% 등 순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여전·상호금융 등 2금융권에서만 취급해온 토담대는 사업 초기 토지를 담보로 대출하는 상품이다. 브리지론과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당국의 규제를 덜 받아 숨겨진 부실로 꼽혀왔다. 금융당국은 토담대 현황을 작년 6월 말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토담대 신규 취급이 제한되며 대출 잔액은 줄어든 반면 사업장 부실화로 연체액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말 2금융권 토담대 잔액은 18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29조7000억원)보다 11조3000억원 줄었다. 반면 연체액은 같은 기간 2조1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늘었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신속한 정리·재구조화 이행을 위해 정리가 미흡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