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 자산규모 2위인 OK저축은행을 보유한 OK금융그룹이 상상인, 페퍼 등 10위권 내 저축은행 인수 검토에 나섰다. 저축은행업계 지형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그룹은 지난 13일부터 페퍼저축은행 인수 실사를 시작했다. 페퍼저축은행의 모기업인 호주 페퍼그룹이 매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페퍼저축은행은 2013년 페퍼그룹이 국내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출범했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OK금융은 지난해 12월 실사를 마무리한 뒤 가격 협상을 해왔다. 다만 매각가를 둘러싸고 OK금융과 상상인 측의 이견이 팽팽해 매각 절차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우리금융지주도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나섰으나 가격을 이유로 포기하며 무산된 바 있다. 상상인그룹은 유준원 대표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등 인수에 나선 이유는 영업 구역을 넓히기 위해서다. 영업 구역 규제를 받는 저축은행은 해당 구역 내 개인·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수도권과 지방 각각 50%, 4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현재 OK저축은행의 영업 구역은 서울과 충청, 호남권이다. 경기·인천을 영업 구역으로 둔 상상인저축은행이나 페퍼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영업 구역을 수도권 전체로 확대할 수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업계 1위 자리가 바뀔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OK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13조7843억원으로 SBI저축은행(14조8211억원)에 이어 2위다. 업계 10위인 상상인저축은행(2조7577억원)을 인수하면 자산 규모가 16조원대로 커져 SBI저축은행을 제치게 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 업체가 부실 소형 업체를 합병하면 업권 전체의 건전성 리스크를 해소하는 동시에 성장동력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