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아이폰 초특가 세일"…판매 부진에 주가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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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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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이 최근 6개월 사이에 50%가까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지만 주요 고객사의 판매 부진 등으로 올해 실적이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실적 추정치 후향 등으로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리고 있다.

국민연금도 '매도'...LG이노텍 신저가 뚝

[마켓PRO] "아이폰 초특가 세일"…판매 부진에 주가도 '뚝'
지난 23일 LG이노텍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82% 급락한 15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 이 기업은 실망감 등으로 이날 매물이 속출했다. 이날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장중 52주 신저가(15만원)으로 추락했다.

LG이노텍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1조2007억5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6조6268억4900만원, 2478억8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 48.8%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광학솔루션 부문이 전년 대비 부진하면서 실적을 끌어내렸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6일 국민연금기금이 이 회사의 주식 24만2334(-1.02%)주를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수출 비중 높아...애플 판매량에 따라 '희비'

LG이노텍은 전자부품 기업으로 1970년 일본 알프스전기와 합작사로 설립돼 올해로 설립 55주년을 맞았다. 2000년대 들어 카메라가 달린 휴대폰이 보편화하면서 LG이노텍은 휴대폰 카메라모듈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200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당시 4만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15만원대로 약 263% 뛰었다. 카메라 모듈 등 광학솔루션 제품 수출이 주된 매출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2.6%에 달한다. 반도체 기판, 모터·센서 등 전장부품 등도 함께 공급하고 있다.
[마켓PRO] "아이폰 초특가 세일"…판매 부진에 주가도 '뚝'
주요 고객사로 알려진 애플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최근 애플의 아이폰 판매는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해당 분기 본토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와 샤오미 등이 애플의 수요를 뺏어가면서 중국 판매량이 18.2% 급감했다. 4분기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18.1%), 샤오미(17.2%)에 이어 3위(17.1%)로 밀렸다. 최신 아이폰 시리즈의 중국 내 인공지능(AI) 기능 제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애플은 중국에서 대대적인 할인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올 초 애플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춘(新春)맞이 할인’을 신설하고 아이폰부터 맥북·에어팟·애플펜슬까지 다양한 제품을 할인했다. 금융계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일 발표된 국가 보조금 정책 등을 감안시 현지 아이폰16(256G) 실 구매 가격은 5499위안(약 108만원)까지 낮아졌다. 공식 출고가 6999위안(약 138만원)보다 훨씬 저렴한 금액이다. 동일 기종 기준으로 국내 가격(140만원)과 비교해도 무려 23%(32만원) 싸다.

당분간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 심화로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실적 부진은 올해 아이폰17 출시 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신작 사양 업그레이드가 예정돼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에 이어 차세대 먹거리 분야는 '로봇'으로 꼽았다. AI 기술 발달로 개인용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목표가 줄하향...6월 WWDC 변곡점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이달 들어 증권사 10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해 매출은 21조355억원으로 전년보다 0.78% 감소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7.95% 늘어난 7622억원으로 예상됐다. 3개월 전 전망치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96%, 33.31% 줄어들었다. 애플 제품의 대표적 비수기인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57% 감소한 12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고객사 신규 모델의 초기 판매량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올해 6월 열릴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고도화될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주가 모멘텀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