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fee의 혈투'…200兆 굴리는데 손에 쥐는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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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굴려도 年 보수 1천만원 불과
점유율 늘리려 '수수료 치킨게임'
점유율 늘리려 '수수료 치킨게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들의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수수료 출혈 경쟁이 치열한 데다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 비용 등 지출도 크기 때문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TF 점유율 기준 상위 10개 자산운용사는 지난해 운용보수로 2340억원을 벌어들였다. 상품별 운용자산(AUM)과 운용보수를 바탕으로 추정한 수치다. 지난해 ETF 시장 평균 AUM인 168조원의 0.14% 수준에 불과하다.
ETF 시장 상위 3개사를 제외하면 사실상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운용사 대표는 “ETF 시장이 급성장할 때 점유율을 확대해놔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며 “당장 수익성을 챙기기보다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운용업계의 ETF 보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수익을 줄여서라도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지난 2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에 투자하는 ETF 운용보수를 연 0.03%에서 연 0.0002%로 내리자 다음날 삼성자산운용이 같은 상품 보수를 연 0.0009%에서 연 0.0001%로 낮추며 맞대응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두 회사의 S&P500 ETF 순자산이 각각 10조원까지 불어나더라도 삼성자산운용은 연간 1000만원, 미래에셋은 2000만원밖에 못 번다는 의미다.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등 중소형사들도 같은 상품의 운용보수를 잇달아 인하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투자자 유치를 위한 광고선전비도 급증세를 보인다. 지난해 ETF 상위 10개 운용사의 광고선전비는 총 51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62억원) 대비 41.4% 늘었다.
ETF 관련 조직이 커지면서 인건비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근 2~3년간 ETF 부문 인력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사끼리 핵심 인력 채용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한 운용사 ETF 담당 임원은 “시장을 차지하려는 운용사 간 치킨게임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비용 부담을 감수할 수 있는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수지 기자 [email protected]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TF 점유율 기준 상위 10개 자산운용사는 지난해 운용보수로 2340억원을 벌어들였다. 상품별 운용자산(AUM)과 운용보수를 바탕으로 추정한 수치다. 지난해 ETF 시장 평균 AUM인 168조원의 0.14% 수준에 불과하다.
ETF 시장 상위 3개사를 제외하면 사실상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운용사 대표는 “ETF 시장이 급성장할 때 점유율을 확대해놔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며 “당장 수익성을 챙기기보다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운용업계의 ETF 보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수익을 줄여서라도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지난 2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에 투자하는 ETF 운용보수를 연 0.03%에서 연 0.0002%로 내리자 다음날 삼성자산운용이 같은 상품 보수를 연 0.0009%에서 연 0.0001%로 낮추며 맞대응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두 회사의 S&P500 ETF 순자산이 각각 10조원까지 불어나더라도 삼성자산운용은 연간 1000만원, 미래에셋은 2000만원밖에 못 번다는 의미다.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등 중소형사들도 같은 상품의 운용보수를 잇달아 인하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투자자 유치를 위한 광고선전비도 급증세를 보인다. 지난해 ETF 상위 10개 운용사의 광고선전비는 총 51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62억원) 대비 41.4% 늘었다.
ETF 관련 조직이 커지면서 인건비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근 2~3년간 ETF 부문 인력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사끼리 핵심 인력 채용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한 운용사 ETF 담당 임원은 “시장을 차지하려는 운용사 간 치킨게임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비용 부담을 감수할 수 있는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수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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