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트로트? NO…'깜짝 특수' 대선 선거송 트렌드 보니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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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에 록·발라드까지 다채로운 로고송
온·오프라인서 적극 홍보
젊은 표심 잡는 2세대 아이돌 곡도 눈길
희망찬 분위기의 '질풍가도'는 스테디셀러
온·오프라인서 적극 홍보
젊은 표심 잡는 2세대 아이돌 곡도 눈길
희망찬 분위기의 '질풍가도'는 스테디셀러

전통적으로 선거 로고송으로는 트로트 장르가 인기를 끌어왔다. 멜로디가 단순하고 쉬우면서 다양한 연령층에게 친숙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박군 '한잔해', 영탁 '찐이야', 유산슬(유재석) '사랑의재개발', 홍진영 '엄지척', 박상철 '무조건' 등 트로트가 선거 로고송 사용 상위 10곡 가운데 무려 8곡이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22년 제20대 대선부터 트로트 못지않게 다양한 장르의 가요가 다수 채택됐다. 트로트 열풍이 다소 잦아들고, 음원차트에서 역주행 돌풍이 불면서 젊은 층까지 흡수할 수 있는 가수들의 곡이 주목받은 것이다. 당시 모모랜드 '뿜뿜', 라붐 '상상더하기', 쿨 '아로하', 이무진 '신호등', 임영웅이 불러 재조명된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등이 선거 로고송으로 부상했다.
이번에도 트로트와 함께 한층 다채로운 장르가 포함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타카피 '치고 달려라', 이문세 '붉은 노을', 코요테 '우리의 꿈', 베이비복스 '우연', 엄정화 '페스티벌', 정수라 '환희', 코요테 '순정' 등 록·댄스·발라드·애니메이션 주제가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곡에 동요까지 선곡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김종국 '사랑스러워', 오렌지캬라멜 '까탈레나', 쥬얼리 '니가참좋아', 써니힐 '두근두근', SS501 '유아 맨(UR MAN)' 등 트로트 외 장르를 많이 포함했다.
특히 두 후보는 유정석의 '질풍가도'를 동시에 선거 로고송으로 채택했다. '질풍가도'는 선거철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노래다. 20대 대선에서도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질풍가도'를 동시에 사용했었다. 힘차고 강렬한 기운을 주는 이 곡은 야구장과 대학 대항전 등에서도 '떼창 유발 곡'으로 쓰여 젊은 세대까지 호소력 있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질주하는 듯한 멜로디가 '희망'의 키워드를 필요로 하는 현 상황에도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으로도 선거 로고송을 적극적으로 퍼트리며 청년 표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의 선거 운동 모습을 편집해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공개했고, '잼플리'라는 이름으로 유세송 리스트 명칭까지 만들었다. 국민의힘은 별도의 웹사이트를 개설해 음원·가사 등을 무료로 제공 중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박현빈의 '앗! 뜨거'를 개사해 사용 중인데,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9대 대선에서 사용했던 곡이라는 의미를 부각한 선택이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선거 로고송은 주로 기존의 대중가요를 개사 및 편곡해 사용하기 때문에 원저작자인 작사·작곡가에게 사용 허락을 받고, 협회를 통해 음악 사용료를 납부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의 경우 곡당 사용료는 200만원이다. 사용 승인과 음악 사용료 납부를 위해서는 저작 인격권에 대한 저작자의 승낙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저작 인격권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선거 로고송으로 원곡 가창 가수의 정치적 성향을 추측하는 일도 종종 있지만, 작사·작곡에 참여한 이가 아니라면 가수는 이용 허락과 무관하다. 앞서 20대 대통령선거 때 선거 로고송으로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가 포함되자 경연 프로그램에서 해당 곡을 불렀던 임영웅 측이 음원을 제공했다는 오해가 일어 소속사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합정역 5번 출구'는 작사에 참여한 유재석의 반대로 선거송으로 쓰이지 못하기도 했다. 과거 싸이도 직접 작사·작곡한 '강남스타일'을 선거송 활용에 동의하지 않았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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