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디플레 왜…상승 주도한 개인, 차익실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미국의 4월 경제 데이터는 경기가 둔화하고 있지만 아직 괜찮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특히 물가도 지금까지는 안정적이라는 걸 알려줬죠. 월마트가 이달부터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했지만요. 15일 뉴욕 채권 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마감하고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뉴욕 증시의 S&P500 지수는 4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5900선을 넘었습니다. 주가가 적정 가치에 도달했다는 분석과 함께 일부 차익실현도 나타나고 있지만, 관세 공포에 몸을 사려온 기관들이 추격 매수해야 하는 상황(FOMO)에 몰리고 있어 주가가 더 뛸 것이란 관측도 많습니다.

1. 관세 충격 없다? 멀쩡한 경제 데이터


아침부터 주요한 4월 경제 데이터가 쏟아졌습니다.

① 4월 소매판매 관세 영향 있지만…
▶소매판매 : 0.1% (예상 0.0%, 3월 수정 1.7%)
▶자동차, 휘발유 제외 소매판매 : 0.2% (예상 0.3%, 3월 수정 1.1%)
▶통제군 : -0.2% (예상 0.3%, 3월 수정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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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소매판매는 한 달 전보다 0.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3월 1.7% 증가에서 크게 둔화한 것이지만, 예상보다는 나았습니다. 전자제품과 가구 판매는 0.3% 증가했지만, 다른 품목들은 대부분 보합 또는 감소했습니다. 그래서 변동성이 큰 휘발유, 자동차, 건축 자재 등을 제외한 통제군 판매는 0.2% 감소했습니다. 컨센서스를 밑돈 것이지만, 3월 수치가 상당폭 상향 조정되면서 일부 상쇄했습니다.

웰스파고는 "4월 소매판매 데이터에는 선구매 수요 지속, 3월 강세에 따른 되돌림, 소비자 피로 등 복합적 징후가 나타났지만, 아직 소비 추세를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 가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초기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건전한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안정적 실업급여 청구
▶청구 건수(~5월 10일): 22만9000건 (예상 22만8000건, 이전치 수정: 22만9000건)
▶지속 청구 건수(~5월 3일): 188만1000건 (예상 189만 건, 이전치 수정: 187만2000건)
4월 디플레 왜…상승 주도한 개인, 차익실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예상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2주 이상 신청한 지속 청구 건수는 9000건 증가했습니다. 별다른 변화는 없었습니다.

③ 관세 충격 닥친 4월 산업생산
▶산업생산 : 0.0% (예상 +0.1%, 3월 -0.3%)
▶제조업 생산 : -0.4% (예상 -0.3%, 3월 수정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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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산업생산은 3월 0.3% 감소 이후 보합세를 보였지만, 예상은 밑돌았습니다. 특히 산업생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갖는 제조업은 3월 0.4% 증가에서 4월 -0.4%로 전환됐습니다. 작년 10월 이후 첫 감소입니다. 관세를 얻어맞은 자동차 생산이 줄어든 탓입니다. 이를 보완한 건 유틸리티 생산 반등(+3.3%)이었습니다.

BMO는 "산업생산 데이터는 관세 충격에서 비롯된 불확실성과 공급망 중단이 경제의 추진력을 떨어뜨리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④ 중국 협상이 영향? 5월 지역 제조업 지수

5월 지역 제조업 지수도 나왔는데요. 뉴욕 연방은행이 발표한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9.2로 예상(-8)이나 3월(-8.1)보다 더 부진했습니다. 하지만 인접한 주에 있는 필라델피아 연은의 5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4를 기록해 여전히 위축 국면이긴 하지만 예상(-11)이나 3월(-26.4)보다 개선됐습니다.
4월 디플레 왜…상승 주도한 개인, 차익실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르네상스매크로는 "조사 타이밍 문제일 수 있다. 필라델피아 연은의 설문조사 응답은 5월 5~12일 수집되었다. 중국과의 주말 협상을 보고 응답한 구매관리자들이 포함될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뉴욕 연은 설문조사 응답은 매월 10일 이전에 수집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관세 인하가 제조업 생산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⑤ 급락한 주택시장지수

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주택시장지수는 4월 40에서 5월 34까지 급락했습니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NAHB 측은 "지속적 금리 상승, 정책 불확실성, 그리고 건축자재 가격 인상 등의 요인이 건설업자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봄철 주택 구매 시즌이 더디게 시작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설문 응답의 압도적 다수는 중국 관세 인하 발표 이전에 이뤄졌다. 건설업자들은 무역 협상과 감세 정책 진전이 경제 전망을 안정시키고 주택 수요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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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관세 충격에 디플레? 4월 생산자물가(PPI)
▶최종수요 PPI (전월 대비) : -0.5% (예상 +0.2%, 3월 수정 0.0%)
▶최종수요 PPI (전년 대비): 2.4% (예상 2.5%, 3월 2.7%)
▶식품, 에너지 제외 PPI (전월 대비): -0.4%(예상 +0.3%, 3월 수정 +0.4%)
▶식품, 에너지 제외 PPI (전년 대비): 3.1%(예상 3.1%, 3월 3.3%)
4월 디플레 왜…상승 주도한 개인, 차익실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PPI는 소비자물가(CPI)의 선행지표입니다. 그래서 월가 일부에서는 관세 충격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4월 PPI는 전월 대비 마이너스로 집계됐습니다. 헤드라인 PPI는 -0.5% 떨어졌고,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0.4% 내렸습니다. 2015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입니다. 각각 컨센서스(+0.2%, 0.3%)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이에 대해 TS롬바드의 다리오 퍼킨스 이코노미스트는 "적당한 관세와 함께 경기 침체 우려가 없다면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지만, 엄청난 관세로 경기 침체 우려가 크다면 디플레이션이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이 있었습니다. 근원 상품 물가는 0.47% 올랐습니다. 최근 3개월 0.19%보다 눈에 띄게 높은 것입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아직 이를 전가하지 않고 떠안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진(무역서비스)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로 인해 PPI가 떨어진 것입니다. 노동통계청은 "PPI 하락분의 3분의 2 이상은 무역서비스 마진에서 비롯됐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진이 포함된 근원 서비스 물가는 -0.3%를 기록했습니다. 무역서비스 외에도 수요 부진을 겪고 있는 항공료 하락(-1.6%), 증시 급락에 따른 포트폴리오 수수료 감소(-6.9%) 등도 서비스 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4월 디플레 왜…상승 주도한 개인, 차익실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JP모건은 "마진 축소는 단기적으로는 관세의 인플레이션 효과를 억제하는 데 긍정적일 수 있지만, 전반적인 경제 전망에는 긍정적이지 않다. 마진이 줄면 기업의 자본투자, 그리고 때에 따라 고용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리고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언제까지 낮은 마진을 감수할 의지와 능력을 유지할지 여전히 미지수다. 기업들의 사례는 관세로 인해 소비자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판테온매크로는 "현재 유통업체들은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8년 세탁기에 관세가 부과된 후 소비자가 가격 상승을 경험하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 지속적 마진 감소가 발생할지 판단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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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월마트가 오늘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존 데이비드 레이니 CFO는 "우리는 매일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는 사명이지만,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폭은 어떤 소매업체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다. 또 어떤 공급업체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을 경험하게 될까 봐 걱정된다. 아마도 이번 달 말쯤부터 그런 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6월에는 훨씬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마트는 2분기 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5~4.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지만, 관세 정책 변동을 이유로 이익에 대한 가이던스는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2. 파월 "지속적 인플레 확대될 수도"


PPI에서 급락한 항공료, 포트폴리오 수수료 등은 월말 발표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에 반영되는 요인입니다. PCE 물가도 안정세를 보이겠지요. 골드만삭스는 어제까지 근원 PCE 물가가 4월 0.19%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PPI 데이터가 나온 뒤 이를 0.11%로 낮췄습니다. 그러면 Fed가 금리를 낮추는 데 청신호로 작용할 수 있을까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월 근원 PCE는 전월 대비 0.1%(반올림 전 0.14%)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3월(0%)에 이어 Fed에게 또 다른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다. 적어도 PCE 물가는 통화정책의 단기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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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연설했는데요. 팬데믹 이후 실질금리 상승을 언급하며 "2010년대보다 향후 인플레이션 변동성이 더 확대될 가능성을 반영할 수 있다. 우리는 더 빈번하고 더 지속하는 공급 충격의 시기로 들어가고 있을 수 있으며, 이는 경제와 중앙은행 모두에게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시기는 끝나고 앞으로는 높은 인플레이션 시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시사한 것입니다. 그는 "2020년 이후 경제 환경이 크게 변화했고 우리의 통화정책 프레임워크 검토는 이런 변화에 대한 평가를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Fed는 5년마다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를 재검토하는데요. 2010년대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하자 목표인 2%를 일시적으로 초과하는 것을 용인하는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로 프레임워크를 바꿨었죠. 파월 의장은 지난주 이런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바꿔야 한다고 내부 결론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몇 달 안에 검토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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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에버코어ISI는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는 2020년에 시행된 비대칭적 비둘기파 편향의 핵심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즉 이를 바꾸는 것은 매파적 변화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오늘 파월 의장의 말은 단기 금리에 대한 의견이 아니고, 중장기적 통화정책의 틀에 대한 언급이었습니다.

3. 금리 급락…10년물 4.44%


파월의 발언은 채권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직은 인플레이션 문제가 없다는 걸 보여준 PPI나, 전반적으로 경기 둔화(침체는 없지만)를 가리킨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데이터 등도 역시 채권 금리 하락에 영향을 줬습니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오후 4시께 8.1bp 하락한 4.447%까지 후퇴했습니다. 30년물도 5.5bp 내린 4.912%를 기록했고요. 2년물도 9bp 떨어진 3.963%에 거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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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던 유가가 급락한 것도 채권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데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2.42% 내린 배럴당 61.6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중동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장기 평화를 위해 매우 진지하게 협상하고 있다.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고위 보좌관도 "경제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한 핵 합의에 서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란과 핵 합의가 성사되면 지난 4월 하루 340만 배럴까지 증가한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최대 100만 배럴까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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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은행에 대한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규제를 대폭 축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상업은행들의 보유 국채에 대한 자본 요건을 낮춰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은행들의 국채 투자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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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P500 5900 돌파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에 0.4~.06%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아직은 경제가 멀쩡하다는 데이터가 쏟아지면서 상승 전환했습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고문은 "소매판매와 실업급여 청구는 약한 소프트 데이터와 반대로 여전히 괜찮은 하드 데이터다. 또 PPI 하락은 관세 비용 압박을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안도감을 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저항선(10년물 4.5%)을 넘어서면서 불안감을 주던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오름 폭을 확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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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공화당(하원)의 감세안도 증시에는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초당파 기구인 ‘책임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이로 인한 재정 적자 규모가 향후 10년간 3조8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실제 비용은 더 높을 수 있습니다. 공화당은 팁과 초과 근무 수당에 세금 면제를 4년만 유지하겠다는 '꼼수'를 부렸는데요. 이를 통상적인 10년으로 늘리면 누적 적자가 5조200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지출 삭감이 감세로 인한 적자 확대분을 완전히 상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재정 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국채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에 부정적 시각을 가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재정 적자 확대, 즉 확장적 재정 정책은 경제 성장을 부추길 수 있다. 이것이 기업 이익에 미치는 효과, 또 증시 자금 유입 효과를 고려하면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중동 순방을 나갔던 트럼프가 이제 미국으로 돌아옵니다. 백악관의 케빈 하셋 국가경제위원장은 트럼프가 돌아오면 무역 협정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지요.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와 관련 "인도가 미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한 모든 관세 철폐를 제안했다"라고 밝혔습니다
4월 디플레 왜…상승 주도한 개인, 차익실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결국, S&P500 지수는 0.41% 상승했고 다우는 0.65% 올랐습니다. 나스닥은 0.18% 하락했습니다.

나스닥 하락은 매그니피선트 7(Mag 7) 주식이 저조했기 때문입니다. 메타는 2.35% 내렸는데요. AI 플랫폼(Behemoth) 출시를 연기할 계획이라는 보도(WSJ)가 나온 탓입니다. 이에 엔비디아 등 반도체 주도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애플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폰을 인도에서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팀 쿡 CEO를 비판한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중동에서 쿡 CEO를 비판한 게 벌써 두 번째입니다.

Mag 7의 부진은 단기 급등에 따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탓일 수 있습니다. JP모건에 따르면 이번 상승세에서 매수를 주도한 세력은 개인 투자자입니다. JP모건은 S&P500 지수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4월 8일(4982.77)부터 개인들이 500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수했다고 분석하는데요. 이로 인해 개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는 4월 8일 이후 15.1%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JP모건은 이런 개인들의 거래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지난 월요일 시장 회복 이후 처음으로 주식에서 5억 5500만 달러의 차익실현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특히 엔비디아에서 8억 9400만 달러에 달하는 '역사상 가장 큰 자금 유출'이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또 옵션에서도 20억 달러의 이익을 거둬들였습니다. 지난 화요일 예상보다 낮은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된 뒤 개인들이 다시 매수에 나섰지만 매수 강도는 크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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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상 최고 간다 vs 10~15% 하락할 수도


S&P500 지수가 단기에 1000포인트를 회복하면서 6000선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월가에서는 시장 향방에 대한 논쟁이 치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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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 이어진다

알파타겟의 프루 사세나 설립자는 "몇 달간의 주가 상승세 이후에 매수하고, 큰 폭락 이후에 공황에 빠져 매도하고, 주요 저점에서 지수가 초기 상승하는 동안 '확실성'을 기다리는 것은 증시에서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니다. 단기 큰 폭의 랠리에도 불구하고 주요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은 여전히 매우 약세적(bearish)이며, 이는 앞으로도 주가 상승이 있을 것을 시사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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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의 제이슨 헌터 기술적 분석가는 "S&P500 지수는 기존 저항선이던 5750~5785를 넘어 갭 상승으로 돌파했으며, 지수의 VWAP(거래량 가중 평균가) 대비 3% 이상 상승한 수준을 포함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조정장이나 약세장 이후 S&P500 지수가 이 임계값(3% 이상 상승한 수준) 위에서 마감했을 때마다 랠리가 지속했다. 이런 흐름은 강세 전망에 힘을 실어주며, 다음 저항 구간은 6125~6170이다. 주요 지지선은 5600선 근처에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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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립적 : 더 오를 수 있지만 조심

댄 나일스 나일스인베스트먼트 설립자는 "수익률을 확보하려는 움직임(performance chasing), 홀로 뒤처질까 두려워 추격매수하는 것(FOMO), 많은 관세 협상의 타결, 그리고 자금 추가 유입 등이 맞물리면 앞으로 약 90일 동안(8월까지) 상황이 마치 새로운 강세장처럼 보일 수 있고, S&P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기술적 지표들이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것과는 달리, 펀더멘털 관점에서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이것이 단지 정상보다 큰 규모의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에 불과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시장은 이제 관세가 10% 정도의 기본선 이상으로는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 같다. 경제 데이터도 꽤 고무적이고, 월마트 시스코 등 기업 실적도 좋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월마트가 오늘 밝힌 것이다. 관세 관련 가격 변화가 실제로 반영되기까지는 6월 말까지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 데이터도 아직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게 지금 이 수준에서 약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밸류에이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 단기 하락 가능성

헤지펀드 포인트72의 스티브 코헨 설립자는 "주가 회복 속도가 너무 빨라서 이례적이다. 다음 경제 데이터가 발표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보고 싶다. 그러면 지금 주가가 적절한지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장이 내리더라도 10~15% 하락을 예상한다며 "그다지 큰 재앙은 아니다. 시장은 매년 상승하지는 않는다. 횡보할 수도 있고, 그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증시가 한동안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코헨이 그렇게 보는 것은 여전히 경기 침체 가능성이 45%에 이른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는 "아직 경기 침체는 아니지만, 성장이 상당히 둔화하고 있다. 그리고 Fed가 금리를 당장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4월 디플레 왜…상승 주도한 개인, 차익실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UBS의 솔리타 마르첼리 미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향후 몇 달 동안 물가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모든 관세가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관세율을 일시 유예 기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많은 무역 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속적 불확실성은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