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이어 징동까지…동대문 덮친 中 '초저가 공습'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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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화되는 'C커머스' 국내 진출
경쟁력 저하…상가 공실 늘고 패션종사자 줄어
"저가·속도 경쟁 탈피해 브랜드 경쟁력 갖춰야"
경쟁력 저하…상가 공실 늘고 패션종사자 줄어
"저가·속도 경쟁 탈피해 브랜드 경쟁력 갖춰야"

실제 5개 층으로 이뤄진 이 상가는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공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밤에만 영업하는 주변 패션상가들과 달리 이곳은 주·야간 모두 영업을 해왔지만, 낮 시간대에는 직원을 두지 않고 '무인 운영'을 택한 점포가 늘었다. 장사가 안 돼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매장 입구엔 ‘문의는 전화 주세요’라고 적힌 팻말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상인회와 건물주는 자구책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임대료를 10% 감면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전국 각지의 소매상들로 북적여야 할 저녁 시간대에도 천막을 두른 채 영업 개시를 하지 않는 매장도 많았다.

알리·테무에 징동까지..커지는 C커머스 공습

업계에선 C커머스의 국내 진출이 단순한 유통 경쟁을 넘어 동대문을 중심으로 한 국내 의류 제작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징동닷컴은 알리·테무와 달리 미국 아마존처럼 ‘직매입’ 방식으로 운영된다. 자체 통합 공급망을 통해 재고 관리와 물류 효율을 극대화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해 더 빠르고 저렴하게 상품을 유통할 수 있는 구조다. 그간 동대문이 맡아온 의류 공장과 소비자 사이의 ‘경유지’ 역할이 C커머스 기업들로 대체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징동에서 취급하는 매출 물량이나 규모가 기존 알리·테무보다 훨씬 커 국내 패션 산업에 미칠 영향이 더 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력 줄고 공실 늘어...밀려드는 초저가 中의류
![알리·테무 이어 징동까지…동대문 덮친 中 '초저가 공습' [현장+]](http://img.wvnryckg.shop/photo/202505/01.40465943.1.jpg)
최근 본격화한 중국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최신 유행을 빠르게 반영하는 속도와 저렴한 가격이라는 동대문의 성장 공식은 대규모 자본과 자체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중국 기업의 초저가 경쟁이라는 현실에 맞닥뜨렸다.
특히 노후화된 상권 특성상 전통적인 거래 방식에 의존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젊은 소비자나 신규 창업 유입을 막고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이유다. 실제로 동대문 일대 패션 상가들 역시 종이 장부, 현금 위주 결제가 보이는 등 과거 거래 방식을 여전히 답습하는 모습도 보였다.


기존 유통 방식에서 벗어나 브랜드 경쟁력 키워야

추호정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교수는 동대문 상권에 대해 “단순히 트렌드에 맞춰 옷을 생산하는 방식보다 일관된 콘셉트와 브랜드 정체성을 갖춘 브랜딩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동대문 상권이 어렵긴 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브랜드를 키워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동대문에 스튜디오를 연) 무신사 등 새로운 유통 채널이 생긴 만큼 브랜드 파워를 키워 직접 소비자와 소통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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