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 김상욱 의원. / 사진=연합뉴스, 뉴스1
홍준표 전 대구시장, 김상욱 의원. / 사진=연합뉴스, 뉴스1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이 '사람'을 잃고 있다. 보수 정당의 상징적인 존재로 평가되는 중진 홍준표 전 대구시장부터 초선 김상욱 의원까지 떠났다. 특히 김 의원은 탈당과 동시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까지 선언하면서 국민의힘에 적막감이 드리우고 있다.

정계 은퇴와 함께 탈당한 홍 전 시장은 15일 지지자 소통 채널인 '청년의꿈'에 "30년 전 정치를 모를 때 노무현 전 대통령 권유 따라 꼬마 민주당에 갔다면 이런 의리, 도리,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당에서 오랫동안 가슴앓이는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썼다. 전날에는 국민의힘을 향해 "다급해지니 비열한 집단에서 다시 오라고 하지만, 정나미 떨어져 근처에도 가기 싫다"고 당과 절연을 선언했다.

홍 전 시장의 지지 단체들은 지난 13일 탈당 및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을 선진대국으로 이끌 정치인은 이재명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기류에 홍 전 시장까지 이 후보와 정치적인 연대를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지만, 홍 전 시장은 대선에서 특정 후보의 편에 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재명 후보와 손을 잡는다는 관측이 무성하다'는 한경닷컴 질문에 "이번 대선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홍 전 시장의 탈당으로 인한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이번에는 TK(대구·경북) 출신 성골 초선인 김 의원이 탈당과 동시에 이 후보 지지 의사를 전격적으로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보수의 기준으로 평가해도 이 후보가 가장 보수다운 후보"라며 "보수의 가치인 사회의 내재가치와 원칙을 지켜가면서 포용과 품위 그리고 책임감을 갖춘 후보, 애국심이 투철한 후보라 판단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나갈 사람들은 나갈 수밖에 없지 않겠나. 막을 수도 없는 일"이라면서도 "대선이 코앞인데, 더 이상의 이탈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홍 전 시장의 절연 선언은 파급력이 크겠지만, 김 의원의 탈당은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최경환 전 부총리, 장예찬 전 최고위원 복당을 시작으로 세 불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용광로같이 어떤 분이라도 포용할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