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락 로봇'이 마사지 해주고 '스파이더 로봇'이 벽 타고 건물 수리 [클릭 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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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과시는 끝났다" AI·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현장 응용에 몰입하는 中

14일 현지 과학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일상 생활에 빠르게 적용·통합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개발과 발전 단계를 넘어서 AI·로봇 기술의 산업 응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생성형 AI 챗봇 딥시크와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마라톤 대회 개최로 '기술 굴기'를 과시한 중국이 첨단 기술의 산업 현장 응용 부분에서도 경쟁국들을 빠르게 제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모습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열린 베이징국제과학기술산업박람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과학기술이란 핵심어가 붙은 만큼 로봇·우주·전기차 등의 한정된 산업 분야의 박람회라고 예상했지만 전혀 달랐다.
기자가 찾은 박람회 현장은 정보기술·스마트 제조·의료 건강·식품 물류 등 일상 생활의 다양한 산업 분야를 망라한 종합 응용기술 행사였다. 박람회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실제 응용 수준에서 최신 연구개발 성과가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 발전의 긴밀한 융합이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박람회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1998년에 시작된 베이징국제과학기술산업박람회는 중국의 과학기술 성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올해 박람회 총 면적은 약 5만㎡로 국내외 800여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했다. 박람회 개최 초창기만 해도 단순히 기술 혁신을 선보이고, 새로운 제품 개발 모델을 보여주는 전시적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다양한 과학기술 개발이 어떻게 산업과 응용·적용될 수 있는지를 설명해주는 현장 친화적 기술 박람회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의학 분야에서 AI·로봇의 활용이 다양하게 확인됐다. 박람회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 중 하나는 디지털 중의학 경락 조절 로봇이었다. 이 제품은 딥러닝 AI 시스템을 활용해 단시간 내 고객 신체 전체의 경락 경로를 계획하고 추출하게 설계됐다. 조절 헤드가 달린 이중 팔 로봇으로 고속 진동이 가능하며, 경락 위치나 자극 강도, 자극 깊이 등을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눈에 띄는 건 대부분의 첨단기술 관련 박람회에 관련 업계 종사자나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데 비해 이날 행사엔 비교적 나이가 어린 학생들의 참여가 많았다는 점이다. 8세 자녀와 자녀의 친구들 3명을 데리고 박람회를 찾은 파트파임 교사인 우모씨는 "자녀에게 첨단기술 현장을 일찌감치 보여줘서 흥미를 돋복우고 싶었다"며 "장래희망을 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듯해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자녀와 같이 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아이스크림을 퍼서 제공하는 아이스크림 로봇에는 유난히 어린 참석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피아노 로봇에도 참석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몰렸다.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발전에 대한 중국 업체들의 의지도 곳곳에서 묻어났다. 수직으로 벽을 오르고 검사와 수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이른바 '스파이더(거미) 로봇'은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 대처 능력까지 갖춰 현장에 참석한 제조 업체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두고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 시스템 등 국가적 장점을 최대한 앞세워 AI와 로봇을 활용한 산업 지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문 KIC중국 글로벌혁신센터장은 "중국은 AI와 로봇을 적극 활용해 여러 산업에서 활용하고 있다"며 "농업, 의료, 금융, 교육, 물류 등 다양한 산업에서 응용 기술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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