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대표적 험지인 대구·경북(TK) 지역 유세에 돌입한 13일 오전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대표적 험지인 대구·경북(TK) 지역 유세에 돌입한 13일 오전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경북 구미시를 찾아 가수 이승환의 공연 취소 사태를 겨냥해 "쪼잔하게 왜 그러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역 광장 유세에서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 공연장 대관을 취소한 데 대해 "얼마 전에 어떤 유명 가수가 공연한다 했더니 갑자기 취소했다면서요. 쪼잔하게 왜 그러나. 속된 말로 쫀쫀하게"라고 했다.

이 후보는 "(구미가) 특정 시장 또는 특정 정치세력이 사유물인가. 권력은 공정하게 행사해야 한다"며 "전에 구미에 강연을 왔다가 어디 공간 예약했는데 갑자기 안 된다고 해서 길거리 트럭 위에서 강연한 일이 있었는데, 여기가 그 구미 맞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공직자가 하기에 따라 그 동네가 발전하기도 하고 퇴락하기도 한다"며 "수도권에서는 국회의원들이 파란 당이 됐다가 빨간 당이 됐다가, 심지어 노란 당이 될 가능성도 있어 국회의원들이 다음 선거에서 떨어질까 불안하니 동네 발전을 위해 온통 뛰어다닌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 본 대구·구미는 엄청 대단한 도시였는데, 지금 보니 변한 게 없이 똑같고 오히려 인구 감소를 걱정한다"며 "왜 그렇겠는가. 정치인들이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찍어주니 공천, 파당, 당권에만 신경 쓰느라 지역에 신경 쓰지 않아 발전이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수 이승환. 사진=드림팩토리 제공
가수 이승환. 사진=드림팩토리 제공
앞서 구미시는 구미시문화예술회관을 이승환에게 콘서트용으로 대관했다가, 지난해 12월 20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 이승환이 이를 거부하자, 구미시는 콘서트 예정일을 이틀 앞두고 대관을 취소했다. 구미시가 제시한 이유는 보수 우익단체와 관객 등의 충돌이 우려된다는 '안전상의 이유'였다.

당시 이승환은 "구미시는 대관 일자가 임박한 시점에 특정 시간까지 '서약서를 작성하라'는 부당한 요구를 했다"며 "2024년 12월 한 음악인은 공연 직전 '십자가 밟기'를 강요당했고, 그 자체가 부당하기에 거부했고 공연이 취소됐다"고 반발했다. 이어 이승환은 김장호 구미시장과 구미시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2억5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이승환은 정치적 선동 금지 등을 서약하라고 요구한 것이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헌법소원도 청구했으나, 헌법재판소는 이승환이 김 시장을 상대로 낸 헌법소원 심판에 대해 사전심사 단계에서 각하결정을 내리고 종결했다. 헌법재판소는 이 과정에서 이승환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에 보정명령을 두차례 내렸으며, 지정재판부가 각하 결정을 내려 사건 심리 자체를 하지 않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