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 출신 독립운동가, 소녀 노동자.. 자수로 수놓은 '잊힌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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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 홍영인 개인전
'다섯 극과 모놀로그'
태피스트리와 퍼포먼스 '주목'
스페인 작가 10명 단체전도
'다섯 극과 모놀로그'
태피스트리와 퍼포먼스 '주목'
스페인 작가 10명 단체전도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3층에서 열리고 있는 홍영인 작가(53)의 개인전 ‘다섯 극과 모놀로그’에 나온 대표작 ‘퍼포먼스 다섯 극을 위한 매뉴얼’은 바이외 태피스트리에서 착안해 역사 속 여성들의 노동을 주제로 제작한 작품이다. 전시장 중앙에 원형으로 매달려 있는 여덟 개의 태피스트리에는 한국 근현대 여성들의 노동 이야기가 담겨 있다. 기생 출신 독립운동가 현계옥과 정칠성, 호미를 들고 독립운동에 나섰던 제주 해녀 부춘화 등 3명,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위험한 노동 현장에서 일했던 소녀들이 대표적이다. 이는 자수라는 장르와 만나 역사에서 잊힌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의 이름과 기여를 상기시킨다.

홍 작가는 석남미술상(2003)과 김세중조각상(2011)을 수상하고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원작가에 선정된 중견 작가다. 여성 외에도 그는 동물 등 그간 역사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존재들의 소중함을 다양한 매체로 조명해왔다. 이번 전시에 나온 ‘우연한 낙원’이 대표적이다. 작가가 비무장지대에서 처음 두루미를 마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영상 작품으로, 인간의 말을 두루미 울음소리로 변환해 시(詩)를 낭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성수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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