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살다 새벽 입당 처음 본다"…국힘 한밤의 후보교체에 비난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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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3~4시 한 시간만 후보신청 받아
한덕수, 3시20분 후보 등록
한덕수, 3시20분 후보 등록

10일 새벽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동시에 열어 △대통령 선출 절차 심의 요구 △김문수 후보 선출 취소 △한덕수 후보 입당 및 후보 등록 등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일주일 만이다. 전날 밤 김 후보와 무소속이던 한덕수 예비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최종 결렬되자 당 지도부가 사실상 강제적 후보 교체에 들어간 것이다.
앞서 이날 새벽 이양수 국민의힘 선관위원장은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는 공지와 후보자 등록 신청을 공고했다.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 동안만 후보 신청 등록을 받았다.
이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오전 3시20분에 대선 후보자로 유일하게 등록했다. 이 위원장은 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헌 74조 2항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한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고 공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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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대선후보 교체 움직임에 당 안팎에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6선으로 당내 최다선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덕수가 새벽 3시20분 입당했다. 살다 살다 새벽에 입당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 후보자는 입당 하루 만에 100석이 넘는 정당의 대선후보가 되는 신기록 보유자가 되려하지 말고 노욕을 버리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당원들이 후보 단일화를 원하고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 약속을 깨려고 하고 있다는 걸 인정하지만, 갖가지 꼼수까지 동원해 정식 절차를 통해 선출한 후보를 일방적으로 교체하는 건 정당사에 남을 치욕적 장면이다"며 꼬집었다.
박 의원은 "신청 시간을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으로 제한한 건 누가 봐도 미리 준비하고 있던 한덕수 후보를 위한 규정이다"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신청시간이 규정돼 있는 당규 위반이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도 "친윤(친윤석열)들이 새벽 3시에 친윤이 미는 1명을 당으로 데려와 날치기로 단독 입후보시켰다"며 "직전에 기습공고 해 다른 사람 입후보를 물리적으로도 막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공개 샘플링한 여론조사 때문이라는 변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냥 친윤들 입맛대로 정하겠다는 것"이라며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고 비판했다.

황정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전원이 사기 피해자가 됐다"며 "이 정도면 코미디나 막장극을 넘어 공포 영화, 괴기 영화"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전 당원을 대상으로 후보 재선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11일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를 지명하겠단 방침이다.
앞서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김문수 후보는 한 후보와의 단일화 시기를 놓고 여러 차례 정면충돌해 왔다.
김 후보는 후보 교체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당장 이날 중앙선관위에 당 대선 후보로 등록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미 후보 교체 절차가 시작된 만큼 당 대표 직인 날인과 기탁금 통장 등 후보 등록에 필요한 절차를 김 후보에게 협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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