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가 9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 “존경하던 김문수 후보가 아니다”고 직격했다. 한 후보는 “단일화는 엄중한 국민의 명령”이라며 “따르지 않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 후보가 11일(후보 등록일) 전 단일화를 거부하는 것을 두고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김 후보는) 강직하고 절대 거짓말을 안 하는 분이었다”며 “본인 약속에 중요성을 두지 않는 것 같아 굉장한 실망과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김 후보와의 만남에서도 언급한 ‘22번의 단일화 발언’을 강조했다. 한 후보는 “평소 존경하던 김 후보가 22번이나 ‘한덕수와 단일화하겠다’고 해서 분명히 믿었다”며 “저를 불러낸 건 (당 지도부가 아니라) 김 후보”라고 했다.

김 후보가 제시한 ‘다음주 단일화’ 시나리오도 비판했다. 한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김 후보가 (단일화를) 5월 10일까지 하겠다고 날짜까지 박아줬다”고 짚었다. 이어 “(11일 이후 단일화하면) 무소속 후보에게 돈 못 쓰게 돼 있고, 번호(기호) 2번 못 쓰게 돼 있고, 그런 걸 연구한 건가”라며 “존경하던 김 후보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다만 한 후보는 “11일까지 단일화 성사의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며 “단일화는 관련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단일화에 실패해 국민의힘이 패배하는 상황에 대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망칠 경제법들이 통과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체적으로 양곡관리법과 상법 개정안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스마트농업에 투자해야 할 돈을 표를 위해 쌀 사주는 데 써야 한다”며 “경제를 망치는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입당 시기와 관련해서는 “모든 것은 당에 일임했다”며 “당이 합당한 방법을 통해 절차를 밟아 결과가 나오면 그 직후 입당하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 측은 이날 국민의힘이 진행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정현 한덕수 캠프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가 앞서는 것으로 나와 당에서 우리를 후보로 내세우면 그대로 따를 것”이라며 “만약 뒤지는 것으로 나온다고 해도 당연히 그 결과에 승복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론조사를 어떻게 적용하는지는 당내 문제이기에 당과 김문수 후보 간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강진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