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관세 재앙을 피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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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Gerard Baker WSJ 칼럼니스트
Gerard Baker WSJ 칼럼니스트

아직 '타격감' 적은 관세
축하하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 지금까지 부과된 관세는 비교적 미미한 수준이다. 항만·운송 및 소매 업체 등에서 실시간 수집된 데이터는 불안감을 조성한다. 중국산 수입품에 매긴 145%의 관세가 인하되거나 철회되지 않는다면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이 기업 활동에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직은 투자자들이 미국에 대한 기대를 포기했다는 명확한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 시장은 ‘과도한 불안’에서 ‘지나친 낙관’으로 방향을 선회했다.우리가 트럼프식 혼란의 영향을 과대평가한 것은 아닐까. 그 영향은 파괴적인 자연재해보다 기후변화와 더 비슷한 것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세계와의 경제적 교류를 축소하는 것이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모든 것은 10년 이상 진행된 ‘탈세계화’라는 광범위한 과정의 맥락에서 더 잘 이해될 수 있고, 어쩌면 이를 두려워하기보다 관리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2016년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와 비슷하고, 교훈적이다.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그 영향이 파괴적일 것이며 영국이 대격변의 경제 충격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의 영향은 주요 무역 파트너에게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는 것과 비슷할 것이라는 논리는 동일했다. 거시경제적 효과는 같은 영역에 머물렀다. 영국은 미국보다 훨씬 작지만 개방적인 경제다. 무역이 경제 활동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그중 약 절반은 EU와 이뤄진다. 따라서 브렉시트의 직접적인 영향은 영국 경제의 약 3분의 1에 미쳤으며, 이는 미국 GDP에서 국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브렉시트의 교훈
경제계의 끔찍한 경고는 비슷했다. 영란은행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경기 침체 위험이 높다고 했다. EU를 탈퇴하면 GDP가 거의 4% 하락하는 등 즉각적인 불황이 올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종말은 오지 않았다. 영국이 탈퇴하는 데 수년이 걸렸고, 2020년 탈퇴했을 때 전 세계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잠시 경기 침체를 겪었지만 브렉시트에 따른 붕괴는 없었다. 장기적인 경제 성과의 저하로 영국 성장률을 몇 포인트 깎아내렸을 뿐이다.탈세계화는 재앙적인 자해 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마찰 없이 이뤄지는 무역에 모래를 뿌리는 비용을 알지만 거기엔 기회도 있다. 공급망을 안전하게 만들고, 국내 제조업을 육성하고, 세계화로 악화한 미국의 막대한 경제적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관세 계획이 타당하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적절히 관리된다면 탈세계화는 이익이 될 수도 있다.
원제 ‘Have We Dodged the Tariff Dis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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